“최근 불안한 고용시장에서 제가 관심 있는 설계 분야 학업에 집중하며 취업까지 보장해준다는 게 매력적이었어요.”
9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김대건관(K관)의 한 강의실에서 시스템반도체공학과 전공 수업인 ‘시스템반도체입문설계’를 듣고 있던 1학년 임윤재 씨는 반도체 관련 계약학과 중 서강대를 택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임 씨는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설계 쪽 학습 커리큘럼이 특화돼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메모리 반도체 등을 설계할 때 훨씬 더 진로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지원했다”고 했다.
이날 강의에서 학생들은 컴퓨터 모니터 앞에 놓인 각각의 '실험보드'에 신호등 교차로를 직접 제어 및 컨트롤 하고 있었다.
시스템반도체입문설계 강의는 시스템반도체 설계에 관한 입문 강좌다. 학생들은 수업을 통해 하드웨어 디자인과 프로그래밍 기술 등 공학 기초 지식을 배운다.
이날 수업을 진행하던 류성주 교수는 “'아두이노'라는 실험키트를 활용해 신호등의 LED를 시나리오에 맞게 컨트롤 하는 디지털 시스템 설계를 배우고 있다”며 “신호등 하드웨어 모듈과 전선 및 브레드보드를 이용해 간단한 하드웨어 회로를 구성하고, 이를 C 프로그래밍 언어를 이용해 제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강대는 지난해(2023학년도) SK하이닉스 계약학과인 시스템반도체공학과를 신설, 첫 신입생을 받았다.
시스템반도체공학과에서는 차세대 반도체에 필수적인 소자, 공정, 설계기술을 포함해 데이터 사이언스, AI 신기술을 가르친다. 최첨단 반도체 회로와 최신 반도체 소프트웨어(SW)를 포괄할 수 있는 통찰력을 갖춰 기술적 난제를 체계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서강대는 SK하이닉스와의 협력을 통해 산업체 인턴십 현장실습 등 문제 해결 중심의 교육도 할 계획이다.
올해로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계약학과 2년차에 들어간 서강대는 판교디지털혁신캠퍼스 운영과 맞물려 첨단산업 분야 맞춤형 인재양성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범진욱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학과장은 “서강대와 성남시가 최근 ‘시스템 반도체 인공지능 등 첨단산업 분야 협력체계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서강-판교디지털혁신캠퍼스를 운영한다”며 “대학 측에서 반도체 특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사업으로 산학연계활동 등이 진행되는데, 시스템반도체공학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학협동 학위 프로그램 등 운영 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시스템반도체공학과에 입학하는 30명 전원에게는 등록금 전액 및 학업장려금도 지원하고 있다. 우수 학생에게는 미국, 유럽 등에서 열리는 국제 학술대회 참가를 지원하고 실리콘 밸리 인턴십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졸업 후에는 최소 채용 절차를 거쳐 SK하이닉스 연구원으로 입사를 보장한다.
학생들은 석·박사 과정도 SK하이닉스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시스템반도체공학과 1학년 금찬영씨는 “학사과정을 끝내고 기회가 된다면 석·박사 과정 지원까지 노리고 있다”고 밝혔다.
범 학과장은 "학생들은 SK하이닉스와 사전 협의를 통해 반도체 관련 연구실에 석사 혹은 석·박사 통합과정으로 진학할 수 있다"면서 "SK하이닉스의 (석·박사 지원) 승인을 얻은 학생은 SK하이닉스에서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