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전시내각, 내분 격화…간츠 “내달 8일까지 전후 계획 없으면 탈퇴” 최후통첩

국방장관 이어 야당 대표도 작심 비판
전쟁 장기화로 인명피해 커지자 내부 분열 격화
전시내각 핵심 3인방 중 2명 총리에게 등 돌려

▲베냐민 네타냐후(왼쪽) 이스라엘 총리와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 로이터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전시내각의 내분이 격화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전시내각의 핵심 구성원이자 야당 국가통합당 대표인 베니 간츠가 베냐만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다음 달 8일까지 전후 계획이 없으면 연정을 탈퇴하겠다”며 최후통첩을 했다.

18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간츠 대표는 이날 TV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전시내각이 다음 달 8일까지 6개 항목의 가자지구 전후 계획을 수립하기를 원한다”며 “이런 기대가 충족되지 않으면 연립정부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간츠 대표는 전직 국방장관이자 제2야당 대표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되자 정적인 네타냐후가 이끄는 우파 연정에 합류했다. 그러나 그는 이날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광신도적인 길을 따라 국가 전체를 나락으로 이끌기로 선택한다면 우리는 정부를 떠나야 할 것”이라면서 “진실의 순간이 다가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막지 못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강경파와 손잡고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계속하며 불필요한 인명 피해를 내고 있다고 작심 비판에 나선 것이다.

간츠 대표는 6가지 전후 전략적 목표로 △이스라엘 인질 송환 △가자지구 비무장화 및 가자지구 안보 통제권 확보 △미국·유럽·아랍 및 팔레스타인 협력을 통한 국제 민간 행정체제 수립 △9월 1일까지 북부 주민 송환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정상화 △모든 이스라엘인을 대상으로 한 군 복무 확대 등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쉽지는 않겠지만, 목표를 명확하고 과감하게 정의해야만 정상에 이르는 긴 여정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간츠는 하마스가 아닌 총리에게 최후통첩을 했다”며 “그의 요구는 종전과 이스라엘의 패배, 인질 포기, 하마스 집권 허용,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허용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네타냐후 총리, 간츠 대표와 함께 전시내각 핵심 구성원인 요아브 갈란트 국방 장관도 15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재점령하고 있다”며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반기를 들었다.

간츠 대표는 차기 총리로 거론되는 인물이지만, 그가 연정에서 이탈한 이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는 확실치 않다. 일각에서는 간츠 대표가 연정을 이탈하게 된다면 네타냐후 총리가 극우 정당에 더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현재 이스라엘 연정은 의회 전체 120개 의석 중 64석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서 단 5명의 국회의원이 이탈할 경우 연정이 붕괴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