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현대시멘트가 친환경 설비를 갖추며 탄소 감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6일 본지가 찾은 한일현대시멘트 영월공장은 석회석 저장부터 소성, 출하까지 생산설비가 공정 순서대로 일직선 상에 배치해 효율을 극대화했다. 새로 완공된 친환경 설비들은 이를 방해하지 않는 위치에 건립돼 조화를 이뤘다.
한일시멘트는 약 1980억 원을 투자해 생산설비 전반에 대한 개보수를 진행했다. 순환자원 연료 보관시설과 밀폐형 이송라인을 신설하고, 2호 킬른 예열탑을 개조해 순환자원 연료의 완전연소를 돕는 파이로 로터 등 설비를 1월 완공했다.
순환자원 연료가 완전연소되면서 탄소 배출량은 약 7.6%, 질소산화물은 약 11% 저감됐다. 회사는 1호 킬른 예열탑 개조가 완료되면 순환자원 연료 사용률은 36%에서 66%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소성공정에서 배출된 고온의 배기가스를 보일러로 보내 증기를 생산, 증기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ECO 발전 설비도 눈에 띄었다. 약 1050억 원을 투자해 지난달 완공된 설비다. 다른 발전 설비보다 경제적이고 대기오염물질 발생이 없어 친환경적이다. 예상되는 온실가스 감축 효과는 연간 6만4000톤이다.
회사 관계자는 “영월공장의 ECO 발전 설비는 연간 약 14만 메가와트시(MWh)의 전기 생산이 가능하며 영월공장 전기 사용량 중 30%에 해당하는 전력량”이라고 설명했다.
영월공장은 전력 단가 최저시간대인 야간에 전기를 충전해 주간에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ESS도 갖췄다. 설치된 ESS 설비는 7MWh급으로 연간 약 3억 원의 비용 절감이 예상된다.
킬른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염소더스트를 처리해 비료로 만드는 염소더스트 수세 설비는 이달 완공돼 테스트 가동 중이다. 소성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인 염소더스트는 주기적으로 제거하지 않으면 예열탑과 킬른의 고장을 유발할 수 있다. 영월공장의 염소더스트 수세설비는 킬른에서 포집한 염소더스트를 모아 염화칼륨(KCl)을 만들고, 이를 비료로 재활용할 수 있게 한다.
소성과정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을 줄이는 장치인 SNCR 성능을 향상하는 개조도 진행했다. 요소수를 분사해 질소산화물과 결합시켜 무해한 물질로 변환시키는 원리다. 질소산화물은 미세먼지의 원인이 된다.
석회성 이송로와 순환자원 이송로는 밀폐형으로 건설돼 비산먼지를 차단한다. 약 200억 원을 투자해 마련한 전기 집진기와 백필터는 분쇄설비, 소성설비에 설치돼 비산먼지 확산 방지 역할을 한다.
박진규 한일현대시멘트 영월공장 공장장은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탄소 제로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업계 전체가 고민하고 단계별로 실천해 나가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영월공장도 순환자원 투입과 질소 산화물 등 오염물질 방지를 위한 예열실 개조 작업을 일차적으로 완료했고, 에코 발전, 염소더스트 수세 설비 등 자원을 재활용하기 위한 설비 구축을 진행하며 친환경 공장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