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16일 중국 방문…“중·러 관계 사상 최고 수준, 우크라 대화 열려있어”

방문 앞서 양국 우호 관계 과시
“국제 정세 어려워도 관계 강화 중”
우크라 대해서는 “분쟁 관련국들 이익 고려해야”
시진핑, 파리올림픽 기간 휴전 제의할지 관심
두 정상, 40회 이상 만나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18일 일대일로 포럼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연합뉴스

16~17일 중국을 방문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방문에 앞서 중국과 러시아의 우호 관계를 과시했다. 우크라이나와 대화 가능성도 언급한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회담에서 프랑스 파리올림픽 기간 휴전을 제의할지 주목된다.

15일 푸틴 대통령은 중국 신화통신과 서면 인터뷰에서 “오늘날 러시아와 중국 관계는 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며 “국제 정세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관계는 계속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양국에 특별한 해”라며 “10월 1일은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5주년 되는 날이고 건국 이튿날 소련이 중국을 맨 먼저 국가로 인정한 수교 75주년 기념일도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우린 때로는 어려운 길을 걸었지만, 상호보완적인 시너지 효과가 빠르고 포괄적인 발전을 위한 강력한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우린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는 산업과 첨단기술, 우주, 인공지능(AI), 재생에너지 등에서 더 긴밀히 협력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우호적인 법적·구조적 여건을 마련하고 교통과 금융 인프라를 발전시키고자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그는 “평화적인 수단을 통해 이 갈등을 해결하려 한다”며 “우린 우크라이나와의 대화에 열려있고 협상 준비가 됐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 같은 협상에선 우리를 포함해 분쟁에 관련된 모든 국가의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2012년 시 주석이 정권을 이끈 이후 지금까지 40회 이상 만났다. 특히 양국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과 신냉전 체제 양상을 보이자 경제적으로 더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양국 교역액은 2400억 달러(약 328조 원)를 기록했는데, 2020년 1080억 달러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3년째를 맞으면서 세계는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이 나눌 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7월 말부터 열리는 파리 하계 올림픽에 앞서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에게 휴전을 제의할지 여부다.

시 주석은 지난주 프랑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휴전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오늘날 세계는 그다지 평화롭지 않다”며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책임 있는 주요국으로서 파리올림픽을 휴전의 기회로 삼기 위해 프랑스와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올림픽 기간 전 세계 휴전을 촉구한 데 따른 화답 차원으로 나왔다.

반면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에게서 그러한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메이아 누웬스 중국안보 선임 연구원은 워싱턴포스트(WP)에 “시 주석이 유럽을 순방한 직후 푸틴 대통령이 방중하는 것은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전쟁 지원을 중단하라는 유럽 지도자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양국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지 않았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