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트렌드·SNS 마케팅 및 유통 채널 다각화 효과
국내외 중소형 인디브랜드들이 급성장하면서 패션·뷰티업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대형 패션·뷰티기업이 실적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중소 브랜드들은 호황을 누리면서 시장 재편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미녀, 달바, 마녀공장 등 주요 중소 뷰티 브랜드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비건 뷰티 브랜드 달바를 보유한 비모뉴먼트는 지난해 매출 2008억 원으로 전년 대비 38.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4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6.3% 올랐다. 자연주의 기능성 화장품 마녀공장도 지난해 매출액 1050억 원을 기록했다. 이 중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7%다. 조선미녀도 지난해 1400억 원의 매출 중 90%를 해외에서 올렸다.
이처럼 중소 뷰티 브랜드들이 선전할 수 있는 이유는 국내외 화장품 시장에서 인디브랜드 중심으로 화장품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로나19를 겪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마케팅이 활발해지고, 전자상거래와 헬스앤드뷰티(H&B) 등 멀티숍들이 화장품 유통 채널로 자리 잡으면서다.
실제 중소 뷰티 브랜드의 등용문으로 통하는 CJ올리브영은 중소 브랜드들이 매출 볼륨을 키우는 데 한몫했다.
CJ올리브영이 현재 판매 중인 상품 가운데 80%가 국내 중소기업 제품이다. 올리브영의 입점 브랜드 가운데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곳은 전년 대비 30% 늘어났다. 그중 국내 중소기업의 비중 역시 51%를 차지했다. 올리브영의 지난해 매출 상위 10대 브랜드 중 7개도 신진·중소 K뷰티 브랜드로 나타났다. △넘버즈인 △닥터지 △라운 드랩 △롬앤 △메디힐 △클리오 △토리든 등이다.
패션업계에서도 중소디자이너 브랜드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마뗑킴'이다. 마뗑킴은 지난해 매출 1000억 원을 돌파, 전년 대비 2배 성장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도 국내 신진·중소 디자이너 브랜드의 발판을 마련해 주고 있다. 무신사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100억 원을 넘긴 브랜드는 36%로 확대됐다. 이 중 해외나 대기업 운영 브랜드를 제외하고 나면 무신사에서 연 거래액 100억 원 이상인 입점사의 70% 이상은 국내 중소 디자이너 브랜드로 조사됐다. 지난해 연 매출 100억 원을 넘긴 브랜드는 △커버낫 △디스이즈네버댓 △인사일런스 △라퍼지스토어 △쿠어 등이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전까진 대형사들이 품질과 마케팅 역량을 기반으로 시장을 견인했다"면서 "코로나 이후 소비 트렌드가 바뀌고 다양한 유통 채널이 등장하며 중소 브랜드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