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의 부적절한 항생제 처방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24일 국내 요양병원의 ‘항생제 사용 실태 및 사용관리 인식도·요구도’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연세대·공주대 산학협력단이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진행했다. 전국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전자 증례기록지(eCRF) 조사와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해 전국 요양병원의 최근 3년간(2020~2022년) 항생제 사용량과 사용 유형의 변화, 20개 요양병원의 항생제 처방 적정성, 요양병원 의사들의 항생제 사용 인식과 항생제 사용관리 요구도 등을 조사했다.
주요 결과를 보면, 국민건강보험 청구자료를 기준으로 최근 2020~2022년 전국 요양병원의 환자 1000명당 하루 표준 항생제 소비량(DID)은 상급종합·종합병원의 3배에 육박했다. 전국 요양병원 입원환자의 55.8%(3년 평균)가 항생제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항생제 사용 환자의 85.4%가 65세 이상이었다. 2020년 대비 2022년 항생제 사용량은 28.1% 증가했다.
전국 요양병원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계통별 항생제는 퀴놀론과 3세대 세팔로스포린 및 페니실린이었다. 2020년 대비 2022년 증가율은 카바페넴이 78.6%로 가장 높았다.
20개 요양병원의 항생제 투여 경로·용량, 항생제 종류의 적정성을 평가한 결과, 96.6%가 감염증 치료를 위해 처방됐으며, 처방 적정성은 35.2%에 불과했다. 주로 항생제 선택과 용량이 부적절했다. 요양병원에서 항생제 처방 시 현장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항생제 사용 지침 부재가 원인으로 파악됐다.
대한요양병원협회 소속 전국 요양병원 의사 106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의 47.2%를 항생제 사용에 혈액검사를 참고했다고 답했다. 중단은 임상증상(76.4%)과 염증 수치(67.9%) 호전 여부에 따라 결정했다. 항생제 처방 시에는 진료지침(46.6%)과 과거 경험·지식(39.6%)을 참고했다. 기존 진료지침이 요양병원 현실에 적합하지 않다는 응답은 80.7%였다. 항생제 내성률은 응답자의 76.4%가 일반병원보다 요양병원이 높다고 인식했다.
요양병원에서 항생제 적정 사용을 위해 필요한 조치로 응답자의 88.6%가 항생제 사용관리 중재 활동이라고 답했다. 항생제 적정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요양병원 맞춤형 감염질환 지침서 개발(84.9%)과 적정 사용에 대한 보상(85.8%)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이상 복수응답).
지영미 질병청장은 “이번 실태조사는 요양병원의 항생제 사용관리 현황과 항생제 적정 사용 향상에 필요한 현장의 요구도를 파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요양병원의 항생제 처방 개선을 위해 다빈도 감염증에 대한 진단 및 항생제 처방 지침 개발’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