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인력 5% '눈물의 구조조정'
'슈퍼계정' 의혹 공정위 현장조사
"국내외 기업과 M&A 적극 검토'
지난달 전담TF 만들어 논의 한창
TLㆍ블소2 등 글로벌 시장 공략
최근 각종 리스크에 둘러싸인 엔씨소프트를 두고 위기의 목소리가 나온다. 12년 만에 실시하는 인수합병(M&A)과 올해 내놓을 신작으로 반전을 모색해야 하는 절실한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2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비개발·지원조직 저성과자를 대상으로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해당 조직 직원 중 내부 평가 최하위 등급에 속한 인력을 권고사직 대상자로 선정, 통보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퇴직 절차는 이르면 내달 초 진행될 예정이다. 회사는 인원 감축 규모에 따른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전체 인력의 약 5% 이상이 감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임직원 5000명의 가운데 250명 내외가 대상으로 전망된다.
이번 구조조정은 체질 개선을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체질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인력과 관련해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현재 엔씨소프트는 실적 및 주가의 폭락, 신용등급 전망 하락 등 여건이 좋지 않기 떄문이다.
엔씨소프트의 올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4% 줄어든 4001억 원, 영업이익은 83.8% 감소한 132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기대하는 매출액(4136억 원)과 영업이익(140억 원)을 모두 하회할 전망이다. 주가도 마찬가지다. 한때 100만 원을 넘어섰던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19일 기준 16만 3000원까지 곤두박질쳤다. 신용등급 전망도 좋지 않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전날 “엔씨소프트의 영업 수익성이 저하돼 현금흐름구조가 약화됐다”며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여기에 22일 실시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슈퍼 계정’ 현장 조사까지 진행되며 악재가 겹친 상황이다. 공정위는 엔씨소프트가 ‘리니지M’과 ‘리니지2M’를 운영하면서 이른바 ‘슈퍼 계정’(강력한 아이템을 가진 캐릭터)을 활용해 게임 내 경쟁에 참여하고 부당한 이득을 취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지난달 18일 게임이용자협회와 리니지 유저 1000여 명이 공정위에 조사를 요구하는 집단 민원을 제기한 데 따른 결과다.
이같은 상황에서 엔씨소프트는 12년 만의 M&A와 신작 출시로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이다. ‘리니지’ 시리즈의 하락한 매출을 다양한 포트폴리오 확충을 통해 극복하겠다는 목표다. ‘리니지M’ 시리즈가 포함된 모바일 매출은 2022년 1934억 원에서 지난해 1200억 원으로 37.95% 줄었다. 같은 기간 온라인 매출은 3904억 원에서 3651억 원으로 6.48% 감소했다.
엔씨소프트가 알짜 기업을 인수할 경우 포트폴리오 확대,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올해 3월 새롭게 엔씨소프트의 공동대표에 오른 박병무 대표는 “엔씨소프트의 게임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수 있는 국내외 기업을 후보로 M&A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난달 M&A를 위한 사내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게임사의 본질인 게임 개발과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특히 올해는 다수의 게임들을 글로벌에서 선보일 예정으로, 글로벌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상반기 난투형 액션 ‘배틀크러쉬(BATTLE CRUSH)’와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프로젝트 BSS’를 출시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쓰론 앤 리버티(TL)’를 북미에, ‘블레이드&소울2’을 중국에 선보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