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4차례 소환 불응…檢, 그룹 차원 부당행위 여부 추궁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에게 노조 탈퇴를 종용한 혐의를 받는 허영인(75) SPC 회장이 구속됐다.
남천규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5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를 받는 허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허 회장은 2019년 7월~2022년 8월 SPC그룹 자회사인 PB파트너즈 민주노총 노조원들을 상대로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승진 인사에서 불이익을 주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사측에 친화적인 한국노총 소속 노조의 조합 가입을 지원하고, 해당 노조가 사측 입장에 부합하는 언론 인터뷰를 하거나 성명을 공개하도록 하는 데 관여한 혐의도 있다.
함께 노조 탈퇴 강요 의혹을 받았던 황재복 SPC 대표는 지난달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병배 전 SPC 대표도 같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황 대표와 SPC 임원진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민주노총 파리바게뜨지회가 시위를 벌이자 허 회장이 해당 노조 와해를 지시했고, 진행 상황도 보고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부터 허 회장 조사를 시도했지만, 허 회장은 사업 일정 등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지난달 25일 처음으로 소환에 응했으나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조사 1시간 만에 귀가했다.
이달 1일 소환 통보에도 건강상 이유를 들어 불출석하자, 검찰은 2일 허 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법원에서 발부받아 집행했다. 이어 3일 허 회장에 대한 사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최장 20일인 구속기간 동안 허 회장을 상대로 SPC가 그룹 차원에서 부당노동행위가 있었는지 추궁할 계획이다.
또 백모 SPC 전무(구속기소)가 검찰 수사관에게 각종 수사 정보를 제공받고 그 대가로 수백만 원의 향응 등을 준 과정에 허 회장이 관여했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SPC 측은 전날 “피의자에게 충분한 진술 기회와 방어권도 보장하지 않은 채 구속영장까지 청구할 정도로 이 사건에서 허 회장의 혐의가 명백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허 회장이 조사를 회피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