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가 공세·미국 성장 정체에 무릎 꿇은 테슬라…코로나19 이후 첫 판매 감소

입력 2024-04-0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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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출하량 전년 동기 대비 8.5%↓
중국 BYD·샤오미 등 저가 전기차 출시
미국, 인프라 부족에 시장 정체
1분기 주가 하락폭 29% 달해

테슬라가 중국의 저가 공세와 미국시장 성장 정체에 무릎을 꿇으면서 1분기 저조한 인도 실적을 발표했다.

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테슬라는 1분기 전 세계 신차 출하 대수가 전년 동기 대비 8.5% 줄어든 38만6810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분석기관 팩트셋이 조사한 애널리스트 전망치인 45만7000대를 크게 밑돈 것이다. 전년 대비 출하량이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공장 운영이 중단됐던 2020년 이후 처음이다.

1분기 차량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43만3371대로 집계됐다. 전분기 대비로는 12.5% 줄었다. 테슬라는 성명에서 “생산량 감소는 모델3의 부분 변경으로 캘리포니아주 프레몬트 공장 생산라인 가동 속도가 늦춰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테슬라 부진의 직접적인 배경에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있다. 중국 비야디(BYD)는 2월 7만9800위안(약 1483만 원)의 전기차를 출시하면서 가격 경쟁의 방아쇠를 당겼다. 지난달 출시한 ‘디스트로이어 07 하이브리드’ 신형은 시작가를 구형보다 11.3% 낮췄다. 배터리 양산 기술을 활용해 생산 원가를 대폭 줄인 것이 가격 경쟁의 주도권을 잡는 데 일조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도 저가 전기차를 내놓으면서 테슬라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달 말 출시된 샤오미 ‘SU7’ 표준 모델 가격은 21만5900위안으로 테슬라의 모델3(약 24만 위안)보다 10% 이상 저렴하다.

미국에서는 전기차 시장 정체가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신차 판매의 8%를 차지했던 전기차 비중은 올해 2월 6%로 내려왔다.

전문가들은 충전 인프라 부족이 미국에서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2030년까지 신차 판매에서 전기차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약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미국 전역에 100만 곳 이상의 충전소가 필요하다. 현재 설치된 충전소는 목표치의 10%에 불과하다.

중국으로부터 공급망을 분리하기 어렵다는 점도 난관이다. 중국과의 갈등 고조로 미국은 기업들에 중국 부품 사용 배제를 주문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실정이다. 실제로 중국에서 이미 출시된 모델3은 미국 공장 생산이 늦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출시된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도 중국 부품을 배제한 양산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테슬라가 중국 부품을 사용하지 않고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망스러운 성적에 이날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9% 하락한 166.63달러에 마감했다. 1분기 주가 하락 폭은 29%에 달했다. 이는 2022년 4분기 이후 최악이자 2010년 상장 이래 세 번째로 부진한 기록이다. 테슬라는 23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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