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수율 개선 및 수주 확대 시 4분기 흑자 전환 전망
대만 지진으로 TSMC 대피령… 반사 이익 가능성도
인공지능(AI) 수요가 파운드리(칩 위탁생산) 성장을 이끌고 있다. 메모리 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파운드리도 올해 AI에 힘입어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선 TSMC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이 연내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세계 파운드리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10% 증가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는 3.5% 줄었지만,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이다.
전방산업인 PC와 스마트폰 등 일반 응용처의 수요가 되살아난 것에 더해 AI 열풍까지 겹치며 파운드리 수요도 덩달아 늘어난 영향이다.
파운드리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은 대만 TSMC다. TSMC의 지난해 4분기 파운드리 시장 매출 점유율은 61%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인 3분기(59%)보다 더 늘어났는데, 애플과 엔비디아의 역할이 컸다.
애플 아이폰15에 들어가는 프로세서가 TSMC의 3나노미터(㎚·10억분의 1m), AI 서버에 들어가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는 5나노 공정을 활용했다. 이로 인해 TSMC 파운드리의 전체 매출은 70%가 최선단공정에서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1위 TSMC와의 격차는 벌어졌지만 시장 점유율 14%로 2위 자리를 지켰다. 전 분기(13%)보다 점유율도 늘었다.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에 들어가는 엑시노스 칩은 대부분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만든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갤럭시S24 시리즈의 초기 흥행은 삼성전자 4·5나노 공정 매출에 이바지하는 좋은 징조"라고 평가했다.
증권가 등에선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올해 1분기에도 약 3000억원대 중반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올해 적자를 꾸준히 줄여나가며 하반기 들어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건엔 수율 개선과 엔비디아 등 주요 빅테크에 대한 수주 확대다.
업계 관계자는 "수율 개선과 수주 확대가 이뤄진다면 올해 4분기께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생한 대만 TSMC, 강진이 삼성전자에 반사이익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나온다. 대만 TSMC는 3일(현지시간) 규모 7을 넘는 25년 만에 가장 강력한 지진이 발생해 공장이 흔들리자 생산라인 직원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빅테크에 첨단 반도체를 공급해 온 TSMC 생산능력에 불확실성이 제기되는 등 글로벌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반면 2위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에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