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벨로퍼 꿈 못 이룬 ‘마창민호’ DL이앤씨, 인적쇄신으로 재도약할까?

입력 2024-04-02 16:12 수정 2024-04-0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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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DL이앤씨)
(사진제공=DL이앤씨)

마창민<사진> DL이앤씨 대표가 취임 3년 만에 옷을 벗었다. 형식은 사임이지만 실적 부진에 따른 경질로 해석된다. 마 대표는 2021년 취임 당시 종합 디벨로퍼(부동산개발자) 업계 선두 주자를 목표로 내걸었지만, 성적은 목표에 못 미쳤다.

마 대표 취임 기간 DL이앤씨는 시공능력 하락은 물론이고 장기 계획으로 내건 디벨로퍼 분야에서도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여기에 기존 주력 사업인 플랜트와 토목은 인력 부족에 마 대표 전문성 부족까지 겹치면서 정작 플랜트 시장 확장기에 대규모 수익 창출에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마 대표, 디벨로퍼 선두 주자 외쳤지만…상반기 수주 ‘0건’ㆍ실적 악화에 경질

2일 건설업계 따르면 DL이앤씨는 이르면 3일 대표이사 후보를 공시할 예정이다. 새 대표는 외부 인사 기용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이번 주 중으로 대표 선임과 관련한 공시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DL이앤씨는 마 대표를 포함 임원 19명을 교체하기로 했다. 지난해 9월 11명을 포함하면 전체 임원(57명)의 절반이 최근 7개월 동안 DL이앤씨를 떠나게 된 셈이다. 임원이 떠난 부서는 핵심 사업부로 주택과 토목, 플랜트 사업본부 상무와 전무급 임원으로 알려졌다. 모두 실적과 직결되는 부서로 실적 부진과 조직 쇄신 등을 이유로 마 대표와 함께 옷을 벗은 것으로 풀이된다.

마 대표는 지난해 9월 임원 11명 교체 때 사임설이 불거졌지만, 대표직 보전에 성공해 지난달까지 반년 더 대표직을 수행했다. 마 대표에겐 마지막 기회였지만, 지난해 임원 교체 이후부터 올해 초까지 DL이앤씨의 정비사업 분야 수주 실적은 ‘0건’에 그쳤다. 공사비 급등 영향으로 정비사업 수주가 여의찮은 상황이지만, 포스코이앤씨와 현대건설, SK에코플랜트는 1분기 수주에 성공한 만큼 업황 핑계를 댈 수 없는 셈이다.

여기에 마 대표의 전문성 부족 문제도 발목을 잡았다. 마 대표는 ‘마케팅 전문가’로 LG전자에서 오래 몸담았다. 이후 대림산업을 거쳐 DL이앤씨 대표 자리에 올랐지만, 최근 업황 악화와 정책 급변 시기를 거치면서 DL이앤씨 실적 악화 때마다 마 대표의 건설 전문성 부족 문제가 입에 올랐다.

실제로 마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최근 3년간 DL이앤씨의 실적은 악화일로였다. 회사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DL이앤씨 영업이익은 3307억 원 규모로 전년(4970억 원) 대비 33%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2022억 원 규모로 전년(4316억 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2021년과 비교하면 지난해 영업이익은 65%, 당기순이익은 68% 쪼그라들었다.

▲서울 돈의문 DL이앤씨 타워 전경. (사진제공=DL이앤씨)
▲서울 돈의문 DL이앤씨 타워 전경. (사진제공=DL이앤씨)

임원 대규모 교체에 주택 사업 전망도 '물음표'

이번 임원 물갈이로 분위기 전환을 노리고 있지만 당분간 DL이앤씨 내 주택 부문 사업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9월 떠난 임원 자리는 지금까지 공석이다. 지난해 말 기준 사업보고서에 등록된 임원 중 지난해 9월 이후 선임된 임원은 이정은 CDO(최고디자인책임자) 한 명뿐이다.

지난해 말 기준 DL이앤씨 미등기임원은 총 57명이다. 지난해 9월 이후 교체 통보를 받은 임원은 약 30명에 달하는 데 이는 전체 임원의 53%에 달한다. 이렇듯 지난해 12월 인사 이후 또다시 3개월 만에 임원진이 물갈이되면서 당분간 조직 안정화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DL이앤씨 주택 부문이 과거 플랜트 사업 경쟁력 약화 때와 판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과거 DL이앤씨는 플랜트 분야에서 현대건설, 대우건설과 함께 톱3에 꼽힐 정도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수년간 적자가 이어지자 2019년 플랜트 임원 구조조정과 승진 중단 등으로 대응했다. 당시 임원은 물론, 인력까지 대폭 줄였는데 이런 상황이 최근 플랜트 호황에도 DL이앤씨의 대규모 수익 창출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2018년 기준 DL이앤씨(옛 대림산업 기준) 플랜트 인력은 1450명으로 주택 1093명보다 많았다. 하지만 플랜트 구조조정 이후 주택 분야에 집중하면서 지난해 기준으로 플랜트 인력은 1164명, 주택은 1286명으로 주택 인력이 플랜트보다 많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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