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동·쌍문동·창동 산불감시 CCTV 설치
서울 자치구 중 멧돼지 차단 펜스 多
오언석 도봉구청장은 2일 방학동 전형필 가옥(간송 옛집) 뒤 북한산국립공원 둘레길 초입에서 본지와 만나 “관내 특성상 산을 다니시며 운동하시는 구민들이 많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사건·사고를 예방해야 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오 구청장은 이어 “올해부터 둘레길 주변에 CCTV부터 시작해 산불진화장비 보관함, 멧돼지 포획 틀과 펜스를 더 확충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도봉구에는 봄철을 맞아 북한산국립공원을 찾는 방문객들과 인근 산책길을 걷는 구민들로 북적거린다. 올해 구는 해마다 봄철 산불로 인한 위험과 멧돼지 같은 야생동물 출몰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날 민방위복을 입은 오 구청장을 필두로 이성일 도봉구 공원여가과장, 신윤상 도봉구 재난안전과장, 주민들은 안전 점검을 위해 산에 올랐다. 매달 오 구청장이 진행하고 있는 ‘구청장의 안전 한 바퀴’ 현장이다.
현재 구는 관리초소, 간이 초소, 진화 장비보관함, 고압 수관보관함 등 총 13곳에 산불진화장비를 보관하고 있다. 진화장비보관함에는 등짐펌프 10개, 삽 5개, 갈퀴 5개, 소화기 1개가 들어있다. 이를 통해 소방차나 소방관이 도착하기 전 등짐펌프를 활용해 물을 뿌리거나 소화기를 활용해 초기 산불을 진화하도록 돕고 있다.
이날 오 구청장은 등짐펌프를 등에 짊어지고 잔디가 난 곳을 향해 물을 뿌리며 산불 진화 시연에 나섰다. 오 구청장은 “잔불 같은 것은 처음으로 발견한 주민들이 직접 진화해야 큰불을 막을 수 있다”라며 “언제든 진화장비보관함이 열려있으니 활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성일 공원여가과장은 “등산객들이 초기에 진화할 수 있고 외부에서 (소방관이나 소방차가) 오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진화장비보관함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구는 최근 북한산국립공원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멧돼지 출몰 신고가 늘어난 것에 대한 대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구는 멧돼지를 총 19마리 포획했다. 지난 2월에도 국립공원 내 별별 모험놀이터에 멧돼지 4마리가 출몰함에 따라 구는 “인근 주민들께서는 외출 자제 및 안전에 유의하길 바란다”고 안내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최근 5년간 관내에서 포획된 야생멧돼지 개체 수는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구가 포획한 야생멧돼지는 △2019년 26마리 △2020년 35마리 △2021년 15마리 △2022년 33마리 △2023년 115마리로 나타났다.
현재 구는 멧돼지의 길목을 막기 위해 차단 펜스를 총 3426m 설치했다. 민가와 가깝게 내려올 경우도 대비해 예산을 들여 ‘멧돼지 포획틀’도 34개 설치했다. 멧돼지 포획틀은 서울 25개 자치구 중 도봉구가 가장 많다. 올해 구는 상반기 중으로 녹야선원, 금강사 경계부 등에도 펜스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날 오 구청장 일행은 또 다른 북한산 둘레길 입구로 이동해 멧돼지 관련 현장 검에도 나섰다.
오 구청장은 주민들에게 “산에서 멧돼지들이 먹을 게 많이 없다 보니 민간으로 내려오게 된다”라며 “혼자 산 다니면 위험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동행하거나 등산스틱도 가지고 다니셔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이 과장은 “국립공원 내에서는 멧돼지를 임의로 포획이 불가하고 주택가 근처에 내려왔을 때만 포획이 가능하다”라며 “현재는 고구마나 양배추 같은 것을 포획틀에 넣어서 유일하고 사살 후에 소각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구청장은 매월 ‘구청장의 안전 한 바퀴’를 통해 관내 현장을 돌아다니며 구민들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 일례로 1월에는 제설 현장, 2월에는 해빙기 안전점검부터 시작해 7월 수해대비, 8월 폭염대비를 주제로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구는 점검에 따라 현장 조치, 보수보강, 정밀진단, 안전조치 등 체계적인 단계에 따라 관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