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 “30대·4인 가구 높은 지역 검토”
론칭까지 시간 지체 전망…매물 찾기 힘들 것
새벽배송 업체 컬리가 신사업 ‘퀵커머스(Quick Commerce)’를 위해 준비하던 도심 내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icro Fulfillment Center·MFC) 선정이 불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컬리의 퀵커머스 론칭 시기도 늦춰질 전망이다.
3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컬리는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MFC 설치 계약서에 최종 사인하지 않았다. MFC는 도심 내 상품 보관창고 겸 물류센터다. 퀵커머스는 온라인 주문이 들어오면 즉시 포장, 배달 라이더에게 인계하는 시스템이라 MFC 입지가 매우 중요하다. 컬리는 올해 1월부터 강남구 대치동에 MFC 설치를 위한 계약을 준비해왔다.
하지만 계약이 최종 불발되면서 컬리는 다른 지역 입지를 찾고 있다. 강남구, 마포구 등을 2030세대가 많이 거주하고 4인 가구 비율이 높은 지역이 검토 대상이다. 컬리 관계자는 “강남 지역에서 (MFC 설치 장소를) 다시 찾고 있다”면서 “컬리 새벽배송을 많이 이용하는 지역이 (선정) 될 텐데, 30대·4인 가족 구성이 높은 지역을 우선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컬리는 작년 말 신사업으로 퀵커머스를 낙점하고 MFC 설치 지역 물색, 배달대행업체 제휴 등 사전 준비 작업을 해왔다. 컬리는 배달 파트너로 ‘부릉’(메쉬코리아)을 택했다. 27일 주주총회에서도 신규 사업 목적에 퀵커머스 사업을 위한 ‘위치정보 및 위치기반 서비스업’을 추가했다.
하지만 강남구 대치동 MFC 설치가 불발되면서, 퀵커머스 시작도 늦어지게 됐다. 컬리는 당초 이르면 1분기 퀵커머스 론칭을 검토했었다.
업계는 컬리가 매력적인 MFC 입지를 찾는데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본다. 퀵커머스 수요가 많은 서울 강남권에서 맞춤형 매물을 찾기가 어렵고 설령 찾는다 해도 임대가격 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또 기존 공간을 MFC로 활용할 경우 용도변경도 난제다. 이외에 안전과 교통 문제로 MFC 입점을 반대하는 주민 여론 등도 걸림돌이다.
다만 정부가 최근 MFC 설치 규제를 푼 건 호재다. 지난달 국토교통부는 법령상에 MFC 개념을 도입했고, 바닥 면적이 500㎡ 미만인 제2종 근린생활시설 내 MFC 설치도 허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 마포 등 서울 핵심상권 설치시 임대료가 관건”이라면서도 “정부의 MFC 규제 해제는 사업자로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