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2021년 2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며 화제를 모았던 인공지능(AI) 교육 스타트업 뤼이드가 지난해 매출이 소폭 늘었음에도 수백억 원 규모의 적자가 이어졌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뤼이드는 지난해 별도기준 77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보다 52.6% 신장했다. 영업손실은 270억 원으로 전년보다 적자 규모가 35.9% 줄었다.
뤼이드는 2016년 AI 기반 토익 학습 솔루션 ‘산타’를 출시하며 인기를 끌었다. 한국과 일본, 대만 등에 걸쳐 누적 다운로드가 500만 회에 이르기도 했다. 손 회장의 투자 이전에는 KDB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 IMM인베스트먼트, DSC인베스트먼트 등 국내 내로라하는 벤처캐피털(VC)의 투자가 이어졌다. 손 회장의 투자를 계기로 ‘제2의 쿠팡’으로 불리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뤼이드는 손 회장의 대규모 투자를 기반으로 다양한 교육 사업으로 확장을 도모했으나 수익을 내지 못한 것은 물론 거액의 적자가 이어졌다. 뤼이드의 매출은 2019~2022년 50억 원 전후로 횡보했고 이 기간 영업손실 규모는 85억 원에서 139억 원, 249억 원, 421억 원으로 급격히 커졌다.
뤼이드의 매출 대부분이 AI 토익 교육 솔루션인 산타토익에서 나오는데 토익 시장의 성장 한계에 실적이 부진했다는 분석이다. 작년 매출이 53%가량 신장했다고는 하나 금액으로는 27억 원가량에 그친다. 아울러 작년 수백억 원대 적자 지속으로 최근 5년간 누적 영업손실은 1164억 원, 순손실은 1479억 원에 달하며 작년 말 기준 결손금은 1546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 뤼이드의 손실 규모가 줄어든 배경으로는 매출이 소폭 늘어난 것도 있으나 판관비를 크게 줄인 영향이 크다. 뤼이드는 작년 급여와 지급수수료, 광고비 등에서 20~50%가량 비용을 아꼈다. 금액으로 보면 급여는 133억 원에서 103억 원으로, 지급수수료는 131억 원에서 65억 원, 광고비는 103억 원에서 66억 원으로 축소했다. 뤼이드는 인력 절감도 병행했는데 직원 수는 2021~2023년 3년간 158→141→119명으로 줄었다.
뤼이드가 사활을 걸고 야심 차게 진행한 미국 진출도 성장 한계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현지 법인 뤼이드랩스는 최근 3년간 매출이 13억 원에서 7억 원으로 줄었고 작년에는 매출이 전무했다. 이 기간 누적 영업손실은 347억 원에 이른다. 뤼이드는 이 기간 뤼이드랩스에 빌려준 대여금은 각각 269억 원, 33억 원, 32억 원 등 총 416억 원에 이르며 전액 대손충당금을 설정해뒀다.
한편 뤼이드는 지난해 영어학습 콘텐츠 기업 퀄슨의 지분 20.3%를 26억 원에 인수했다. 아울러 퀄슨의 박수영 대표가 뤼이드의 대표이사로 올해 초 취임했으며 뤼이드 창업주인 장영준 전 대표는 고문으로 임명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