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급 이하 실무직 공무원 2000명 직급 상향
초과근무 실질적 보상‧육아시간 확대 등 개선
정부가 공직을 떠나는 저연차 공무원들을 붙잡기 위해 6급 이하 실무직 공무원 2000명의 직급을 상향한다. 지방직 공무원이 9급에서 4급으로 승진하는 데 필요한 최저연수도 13년에서 8년으로 대폭 줄인다.
행정안전부와 인사혁신처는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무원 업무집중 여건 조성방안’을 발표했다. 5년 차 미만 공무원의 퇴직이 늘어나고, 공무원 시험 응시율은 떨어지는 추세가 지속되는 와중에 최근 김포시 9급 공무원의 사망 사건을 계기로 악성 민원에 시달리는 공무원들의 고충이 공론화되면서 나온 대책이다.
행안부 자료를 보면 근속 연수 5년 미만 조기 퇴직자는 2019년 6663명에서 2020년 9258명, 2021년 1만693명, 2022년 1만3321명이다. 이달 23일 치러진 9급 공채 필기시험 응시율은 75.8%로 3년 새 최저치를 기록했다. 5급 공채 경쟁률 역시 35.1대 1로 최근 5년 중 가장 낮았다.
정부는 ‘일 잘하는 공무원의 승진’ 기회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민생현장 최일선에 있는 6급 이하 실무직 국가공무원 2000여 명의 직급을 상향 조정한다. 업무 특성에 따라 9급 공무원 보직을 8급으로, 8급을 7급으로 상향하는 식이다.
국가직·지방직 공통으로 7급에서 6급으로의 근속승진도 확대한다. 기존 7급에서 6급으로의 근속승진은 직렬별로 7급 11년 이상 재직자의 40% 규모에서 연 1회만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승진 규모를 50%로 확대하고 승진심사 횟수 제한도 폐지된다.
재난·안전 분야에 2년 이상 계속 근무한 공무원은 승진임용 배수범위 적용을 면제하고, 근속승진 기간도 1년 단축해 심사요건을 완화하기로 했다. 6급 이하 실무직 공무원에 대한 대우공무원 선발기간도 현행 5년에서 4년으로 1년 단축해 장기근무자의 처우를 개선한다.
지방직 공무원의 계급별 승진 소요 최저연수도 대폭 줄인다. 지금까지는 9급에서 4급까지 올라가려면 최소 13년이 걸렸지만 앞으로는 8년이면 된다.
근무 여건 개선 방안도 마련했다. 기존 5세 이하 자녀를 키우는 공무원에게 24개월 동안 1일 2시간씩 부여하던 육아시간을 8세 이하 자녀 양육 공무원에게 1일 2시간씩 36개월 동안 제공한다. 재직 4년 미만 공무원의 연가일수도 현행 12일에서 15일까지 확대한다.
초과근무 상한 시간은 현행 ‘일 4시간·월 57시간’에서 ‘일 8시간·월 100시간’까지 늘려 실질적으로 받는 수당도 늘어나도록 했다. 지방공무원이 야근할 경우 받은 식사비(급량비)도 8000원에서 9000원으로 인상한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공무원이 좌고우면하지 않고 성실히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적정한 처우를 보장하고자 개선방안을 마련했다”며 “공무원이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행정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