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는 의료와 건강 외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고 비만에 대해서 의료와 웰니스의 경계는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미래에는 디지털 헬스케어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입니다.”
정주연 카카오벤처스 심사역은 20일 서울시 강남구에서 열린 ‘카카오벤처스 브라운백 미팅’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 심사역은 이날 미팅에서 ‘비만약과 웰니스의 시대, 디지털 헬스케어가 엿보는 기회’를 주제로 발표했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화두는 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다. 노보노디스크 위고비, 오젬픽,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 등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게임체인저로 떠오르고 있다. 비만치료제 처방 속도가 빨라지고 있으며, 2030년 100조 원을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노보노디스크와 위고비는 비만치료제의 영향으로 지난해 글로벌 빅파마 시가총액 1,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GLP-1이 체중 감소뿐 아니라 심장과 뇌를 보호해준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되며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위고비를 심혈관 관련 문제 예방에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정 심사역은 “비만치료제는 의료 산업뿐 아니라 일상생활에 영향을 줘 디지털 헬스케어가 시도할 수 있는 영역이 많아졌다. 의료와 웰니스의 경계도 사라지고 있다”며 “이전과 다르게 체중 감량을 위해 약을 복용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줄었고, 유명인과 부유층을 위한 라이프 스타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만치료제 시장이 확대되면서 헬스케어에 디지털 기술이 적용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역할이 확대된다는 전망이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의료의 효율성과 정확성, 접근성을 향상한다. 혈압, 심박수, 심전도 등을 기존 의료 데이터를 분석해 환자 중심의 맞춤형 의료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며, 의료진의 의사 결정 지원에도 기여하고 있다.
비만치료제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로 비만을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고 치료 가이드라인 등을 제공할 수 있다.
정 심사역은 “비만약을 먹는 과정과 이후 관리하는 상황에서 불안을 관리하고 동질감을 형성해 심리적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고, 리얼월드데이터를 수집해 적절한 의료 개입 시점을 소비자에 제시하는 솔루션 등이 디지털 헬스케어를 적용할 수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만성질환인 비만은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그러나 비만치료제로 관리하려면 매달 200만 원 이상의 약값을 지불 해야 한다. 소비자에게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시간과 장소 상관없이 건강을 체크 할 수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가 비만 치료에 적합한 이유다.
정 심사역은 “비만은 만성질환이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데 디지털 헬스케어는 기존 비만 치료 과정과 함께 활용돼 효과를 높여 기존에 부족한 것을 채워 줄 것으로 생각한다”며 “약물치료를 마무리하고 관리할 때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카카오벤처스가 투자한 비만 치료관리 플랫폼 기업 비비드헬스케어와 개인 맞춤형 웰니스 기업 가지랩이 사업과 미래 비전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