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 박스권 중심축 돌파, 만기일 이후가 중요

입력 2009-06-11 08:31 수정 2009-06-1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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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마녀의 날을 하루 앞둔 10일 코스피시장이 외국인의 눈부신 현물·선물 매수 활약에 힘입어 1400선을 훌쩍 뛰어넘었다.

앞서 열린 뉴욕증시(9일)는 미국 재무부의 10개 은행에 대한 부실자산구제계획(TARP) 구제자금 상환 승인 소식,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의 실적 전망 상향조정 소식이 호재로 작용하며 전약후강 흐름을 보였다.

다우 지수는 보합권에서 마감했으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96% 상승률을 기록했다. 유가가 70달러선에 진입하자 에너지주 및 상품주들도 강세를 나타냈다. 1370선에서 소폭 상승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시간이 흐를수록 늘어난 외국인의 현물과 선물 매수규모에 비례해 꾸준히 상승폭을 확대해 나간 끝에 전일대비 43.04p(3.14%) 급등한 1414.88p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투자가들이 4335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기관은 2661억원 순매수를 기록했으나 프로그램 매수 규모에 비하면 관망에 가까웠고 개인은 7176억원 매도우위로 대응했다.

KSP200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1만1560계약 순매수(미결제 약정 -1만4082계약)로 베이시스를 끌어올린 가운데, 이날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4111억원)를 중심으로 4091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이날 증시 상승에 크게 공헌했다.

증시가 급등하자 환율은 떨어졌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8.30원 내린 1246.70원으로 마감했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들이 일제히 상승했다.

닛케이지수(2.09%)가 8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중국 상해종합지수(1.01%)도 10개월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항셍지수는 4.03% 급등했고 가권지수(0.75%)와 싱가포르지수(1.76%)도 강세로 마감했다.

외국인·기관 선호 대형株 급등

이날 지수 상승을 이끈 외국인 매수와 프로그램 매수의 주요 타깃인 대형주들이 3.48% 급등한 반면, 중형주(1.55%)와 소형주(0.77%)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부진했던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이 모두 올랐고, 특히 상위 8개 종목은 모두 3%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지수를 견인했다.

삼성전자가 쌍끌이 매수를 등에 업고 3.89% 급등한 것을 비롯해 POSCO(3.26%), 한국전력(4.84%), LG전자(5.68%), 현대차(6.32%), 현대중공업(3.05%), KB금융(6.41%), 신한지주(5.64%), SK텔레콤(2.90%), LG디스플레이(1.29%), SK에너지(1.74%), KT(3.66%), 삼성화재(5.00%), 신세계(6.56%) 등 각 업종 대표주들이 고른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피 전 업종이 오른 가운데 보험(5.24%)과 유통(4.51%), 전기가스(4.25%), 운수장비(3.82%), 전기전자(3.61%) 등의 상승폭이 컸으나, 프로그램 매매에 휘둘린 탓에 업종별 등락에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운 흐름이었다.

한편 금호산업이 대우건설 풋백옵션 관련 자본잠식 우려로 5.81% 급락했고, 대우건설 매각 불확실성 우려로 금호석유(-8.82%), 금호타이어(-2.77%) 등의 금호아시아나그룹주들이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이명박 대통령의 '출산 장려' 발언에 보령메디앙스, 아가방컴퍼니, 큐앤에스 등의 출산관련주들이 무더기 상한가를 기록했다.

유가의 고공행진 소식에 대우인터내셔(5.56%), LG상사(3.21%), SK(4.13%), OCI(4.21%), 소디프신소재(3.96%), 주성엔지니어(3.93%), 에스에너지(2.51%), 유니슨(2.22%), 삼영엠텍(2.11%), 마이스코(3.34%) 등의 자원개발주/대체에너지주들이 선별적인 강세를 나타냈다.

한편 대형주들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테마주들의 급락세가 연출됐다. 전일 급등했던 울트라건설(-11.61%), 동신건설(-10.74%), 이화공영(-11.22%) 등의 4대강 관련주들이 급락세로 돌변했고, 이엠코리아(-9.90%), 경윤에코(-12.24%) 등의 수소에너지주들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기관의 외면으로 장중 약세를 지속하던 코스닥시장은 장 막판 가까스로 반등에 성공, 0.46% 상승세로 마감했다.

대장주 셀트리온이 보합 마감한 가운데 태웅(1.99%)과 소디프신소재(3.96%), 네오위즈게임즈(3.85%), 키움증권(2.86%), CJ오쇼핑(2.30%) 등이 지수를 견인했다.

여전히 박스권, 만기 이후 외국인 동향 중요

코스피시장이 급락 하루만에 전일 고점을 장악하는 기분좋은 장대양봉을 기록했다.

모처럼의 강한 반등 탄력과 1400선 회복이 반갑지만 1400선은 기술적 저항선, 지지선으로서의 의미를 잃은지 오래다. 시간이 흐르면서 1400선은 5월 이후 형성된 박스권 밴드의 중심축으로 인식돼가는 형국이다.

박스권 중심축을 넘어설만큼 단기 수급이 개선된 것은 분명하지만, 만기일을 하루 앞두고 선물의 대규모 청산이 이루어졌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 의미는 반감된다.

이날 미결제약정 감소 규모(-1만4082계약)는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 순매수 규모(+1만1560계약)를 압도했다. 외국인 선물 매수의 대부분이 신규매수가 아닌 기존 포지션의 청산이었음을 짐작케한다.

수급 개선이 긍정적이긴 하지만 만기일 이후에도 이러한 상승세가 연속해서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프로그램 덕으로 동반 급등한 시가총액 상위주들은 불과 어제만 하더라도 줄줄이 급락했었다. 만기일 특수성이 반영된 대형주들의 이날 하루 강세에 의미를 부여하기란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일본 증시와 중국 증시는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채널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국내증시의 궁극적인 방향성은 박스권 상단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미국 증시의 동향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시원스런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지만 상징성이 큰 S&P500지수는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 유가는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도 약화와 더불어 급등, 종가 기준으로 7개월만에 70달러선을 넘어섰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7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1.92달러(2.8%) 오른 70.01달러로 마감했다. 그러나 유가의 고공행진에도 불구 뉴욕증시는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유가 상승의 호재 역할이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시사해주는 대목이다.

최근 유가 상승은 과잉 유동성,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와의 시소게임 영향이 크다. 실물경기 회복에 따른 원유 수요증가에 기인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경기가 회복국면에 들어서지 못한 가운데 더 이상 진행되는 유가상승은 경제와 증시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미국 은행들의 TARP 조기 상환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로부터 벗어나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긴급 수혈된 공적자금이 마땅한 대출처를 찾지 못해 실물경제로 투입되지 못하고 은행에만 머물다 (대외 신인도를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반납되는 경우라면 시장이 기대하는 '금융시장 안정', '경기회복'과는 동떨어진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요컨대 방향성 설정과 관련된 모멘텀이 부족한 상황에서 최근 증시는 수급변화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변동성만을 보여주고 있다.

명확한 방향성이 나타날 때까지는 단기 트레이딩 관점을 견지하면서 IT 자동차 등 향후 실적 전망이 양호한 우량주들의 포트폴리오 비중을 긴호흡으로 확대해 나가는 중장기 전략이 유리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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