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전국 2741개 초등학교에서 시작한 늘봄학교가 인력·공간 등 문제로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지난 4일부터 1학기 늘봄학교 2741개교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하루만에 80여 건의 파행 사례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응답자 중 55.2%는 늘봄 프로그램 운영에 교사가 투입됐다고 밝혔다. 늘봄 행정업무에 교원이 투입됐다는 응답도 64.4%에 달했다. 전교조에 따르면 한 응답자는 “학급 환경 구성이나 수업 준비, 각종 행정업무를 수행 할 공간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교실을 늘봄 프로그램 운영 용도로 사용해야 했다“며 대책을 촉구하기도 했다.
앞서 교육부는 교사에게 늘봄학교 업무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기간제 교사 등을 배치하겠다고 밝혔지만, 일부 초등학교에서 늘봄 프로그램 강사를 구하지 못하면서 교사가 관련 업무를 맡는 사례가 발생한 것이다.
전교조에 따르면 강원 지역 D초등학교는 늘봄 강사를 채용하지 못해 교사가 일부 프로그램 운영에 투입됐다. 늘봄 기간제 교사로 중등 수학교사 자격 소지자를 채용했지만, 담임교사가 수학 교과를 담당해 도덕 교과로 배정되기도 했다.
경북의 N초등학교에서는 늘봄 기간제 교사로 중등 영어교사 자격 소지자를 채용했지만, 초등학교 업무 경험이 없어 늘봄 업무를 담당하지 않게 됐다. 결국 기존 교사가 늘봄 업무를 맡게 된 것이다. 경기 G초등학교에서는 늘봄 수업 강사를 구하지 못해 기존 교사들이 순번제로 투입되고 있다.
전교조는 오는 8일까지 전수조사를 진행한 뒤 12일 실태조사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후 교육부와 면담을 통해 접수된 사례에 대한 시정 조치를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전교조는 “이러한 파행 사례는 교육부의 늘봄학교 추진방안을 거스를 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교육과정 운영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