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0개 의과대학이 2025학년도 대입에서 정원을 3401명 늘려달라고 신청한 가운데 입시 학원가에서는 의대 대비반을 늘려 수강생을 끌어모으는 모양새다. ‘의대 쏠림’ 현상이 더 가속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6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메가스터디는 서울 서초구 ‘의약학전문관’에서 직장인을 타깃으로 한 의대 야간반을 개설했다. 오는 18일부터 개강할 예정이다. 업계에서 직장인을 타깃으로 한 야간반이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메가스터디 관계자는 “실제로 실행에 옮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의대 도전 관련 문의가 워낙 많아서 야간반을 오픈하기로 결정했다”면서 “문의가 오는 이들은 30대가 가장 많고, 50대도 있다. 교사, 금융권 및 언론계 종사자 등 직업도 매우 다양하다”고 전했다.
전날 오후 메가스터디는 관련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메가스터디 관계자는 “설명회에는 30대~50대 직장인 15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투스에듀에서도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의대 대비 홍보에 나섰다.
이투스에듀는 홈페이지에 ‘의대 증원 파티’라는 이름의 페이지를 만들고 ‘의대 정원+2000명 축하해. 의대 가기 쉬워요. 직장인도 도전해보세요’라는 문구를 내걸었다. 이투스는 ‘직원들도 인강(인터넷 강의) 들으며 의대 준비 중’이라는 홍보 문구와 함께 한 달만 수강하고 3년 안에 전국 의대 등에 합격하면 수강료를 돌려주는 조건도 제시했다.
이미 의대 신입생 중 상당수는 ‘늦깎이 신입생’이다.
종로학원이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3학년도 의대, 치대 등을 포함한 의약계열 신입생 중 만 25세 이상은 796명이었다. 8년 전 의학전문대학원이 학부로 전환된 2015학년도의 219명 대비 3.6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정부의 의대 증원 확대 추진에 이 같은 의대 쏠림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4학년도 서울대 자연계열 정시에서 769명을 모집했지만 21.3%(164명)이 미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서울대 자연계열 미등록 인원이 88명(12.2%)이었던 것과 비교해 올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서울대를 포함한 연세대, 고려대 등 3개 대학 전체 미등록률은 29.4%(1386명)로 역시 지난해 27.7%(1292명)보다 증가했다.
종로학원은 “의대에 중복 합격한 인원들의 이동이 지난해보다 더 커지면서 이들 대학의 자연계열 미등록 인원이 크게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한편 전국 40개 의대가 정부의 증원 목표치인 2000명을 훌쩍 뛰어넘는 3401명 증원을 신청하면서 대학별 정원 배분 작업이 이달 중 완료될 전망이다. 앞서 정부는 총선 전 의대 증원분의 학교별 배분을 확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