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에 반발해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 8983명이 끝내 현장에 돌아오지 않았다. 정부는 미복귀 전공의들에게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신규 인턴을 제외한 레지던트 1~4년차 9970명을 점검한 결과, 근무지 이탈자는 90.1% 수준인 8983명”이라며 “오늘부터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발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근무지 이탈자 8983명은 전날 오후 8시 기준으로 전체 전공의의 95%가 몰린 주요 100개 수련병원을 점검해 파악한 수치다. 복지부는 전공의 수 상위 50개 병원에 대해선 현장점검, 나머지 50개 병원에 대해선 서면점검을 진행했다. 행정처분 사전통지서 발송 대상은 기존 업무개시명령 불이행확인서 징구자 7000여 명 중 현장점검에서도 근무지 이탈이 확인된 전공의들이다. 복지부는 나머지 50개 병원에 대해서도 추가로 현장점검을 벌여 업무개시명령 위반 여부를 확인하고 행정처분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박 차관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것은 의사의 직업적, 윤리적 책무이자 의료법에 따라 의사에게 부여된 의무”라며 “그럼에도 전공의들은 아무런 대책 없이 환자의 곁을 떠났다. 심지어 응급실, 중환자실도 비웠다. 직업적, 윤리적 책임을 망각하고 법적 의무조차 지키지 않은 무책임한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헌법이 부여한 국가 제1의 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40개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은 전날까지 진행된 내년도 입학정원 신청에서 3401명 증원을 신청했다. 서울 소재 8개 대학이 365명, 경기·인천 소재 5개 대학이 565명 등 수도권 13개 대학에서 930명 증원을 신청했다. 비수도권 27개 대학의 증원 신청분은 2371명이다.
박 차관은 “이는 작년 11월 조사한 증원 최대 규모를 상회하는 수치다. 작년 10월 27일에서 11월 9일까지 실시한 사전조사 결과는 최소 2551명, 최대 2847명이었다”며 “대학의 신청 결과는 평가인증기준 준수 등 의료의 질 확보를 전제로 2025년에 당장 늘릴 수 있는 규모가 2000명을 월등히 상회한다는 것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비수도권 대학의 증원 신청 비율이 72%로 지역의료 및 필수의료 강화에 대한 지역의 강력한 희망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정부는 각 대학의 제출 수요와 교육역량, 지역과 필수의료 지원의 필요성, 소규모 의과대학의 교육역량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원 배정 절차를 신속하게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