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I 부진에 하반기 하향 시작 전망↑
미국 뉴욕시장에서 금값이 4일(현지시각) 기준금리 인하 기대 고조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30.60달러(1.46%) 상승한 온스당 2126.30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1974년 금 선물 상품이 출시된 이후 최고치라고 CNBC방송은 전했다.
금값은 지난해 12월 27일(온스당 2093.10달러) 이후 2개월여 만에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온스당 2100달러 선도 처음으로 돌파했다. 금값은 지난달 29일부터 3거래일간 상승세를 이어왔다.
금 선물 트레이더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하반기부터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면서 금값 상승세를 이끌었다.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과 같은 자산이 더는 매력적인 수익률을 제공할 수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안전한 투자 피난처를 찾으면서 대표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일반적으로 상승한다.
앞서 지난달 29일 발표된 1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예상을 웃돌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졌다. 여기에 미 공급관리자협회(ISM)가 1일 발표한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47.8로 시장 예상치인 49.5를 밑돌았다.
TD증권의 원자재 전략 총괄 담당자인 바트 멜렉은 “지난주 경제지표, 특히 제조업 부문의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자 금값이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가 약화함에 따라 인플레이션은 시간이 지나면서 완화될 것”이라면서 “이는 연준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는 여지를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6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54.9%로 보고 있다. 다만 경제지표, 특히 고용지표가 예상을 웃돌면 금값은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
시장은 6일과 7일로 예정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미 연방 하원과 상원 증언에 주목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경제 제재로 러시아의 외환보유액 3000억 달러를 동결시키자, 세계 중앙은행들이 막대한 양의 금을 매입하고 있는 것도 금값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
블리클리파이낸셜그룹의 피터 부커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금값은 1980년에 기록한 온스당 3200달러가 역대 최고치”라면서 “이는 금값이 갈 길이 멀고, 상승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