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청년·중도층 표심 잡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그는 여당에겐 ‘험지’로 분류되는 충남 천안시에서 대학생들과 만나 “비례대표 공천 등으로 청년 세대의 정치 참여 기회를 넓히겠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4일 오후 천안시 동남구 소재 백석대에서 새내기 대학생들과 타운홀미팅을 가졌다. 50명 남짓 돼 보이는 학생들과 마주한 그는 “청년들이 정치에서 훨씬 목소리 많이 내고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항공점퍼 안에 갈색 후드티를 입고 비교적 가벼운 차림으로 나타난 한 위원장은 신입생 한 명 한 명과 ‘셀카’를 찍고 입학을 축하했다. 그는 등록금 부담 완화 등 지금까지 당이 제시한 공약을 예시로 들며 “청년 정책에 대해서 많이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러분들에게 미안하다. 저희가 청년 시기에 가졌던 고민보다 (여러분들이) 훨씬 더 어려울 거란 걸 이해한다. 그래서 잘해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희소한 자원을 배분할 때 어떤 게 청년의 삶을 낫게 할지 얘기하고, 정치에 많이 참여해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총선이 임박하면서 국민의힘은 ‘스윙보터(부동층)’로 떠오르는 청년층에 재차 손을 뻗고 있다. 지난 대선을 전후로 ‘젊은층은 진보, 장년층은 보수’라는 공식이 깨지고 2030세대가 부동층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당은 ‘공천 과정에 청년·여성 등 다양성이 배제되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에 지도부가 추후 있을 비례대표 공천에서 청년층 진입을 대폭 늘리겠다고 약속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한 위원장은 이날 “2030 세대는 정치에서 그 중요성에 비해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정치적인 보정이 필요하다”며 “이번 비례대표 공천 등에서 청년 세대가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잇는 기회를 넓히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다른 핵심은 ‘격전지 탈환’이다. 한 위원장이 이번 전국 순회 첫 행선지로 정한 충청권은 역대 선거 때마다 승패를 좌우하는 ‘캐스팅보트’로 여겨졌다. 여야 모두 탈환에 사활을 건 지역이기도 하다. 현재 충남 지역구 11곳 중 6곳은 더불어민주당 및 범야권 성향 의원들이 현역으로 있다. 특히 충남 천안은 지역구 3곳 모두 민주당이 현역으로 있는 곳으로, 여당에겐 험지로 분류된다. 천안을의 경우 지난 21대 총선 때 박완주 민주당 의원이 이정만 미래통합당 후보를 약 24%p 격차로 이겼다.
한 위원장은 “충청은 치우치지 않는 민심을 보여준 곳이다. 우리는 어떤 편향된 입장이 아니라 국민들의 상식적인 생각을 담는 정당이 되고 싶다”고 호소했다. 그는 “그래서 천안에 먼저 오게 된 것”이라며 “충청에서, 충청의 시민들의 마음을 얻는 게 선거를 시작하는 마음과 같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의 선거 과정을 보면 충청 시민들은 대단히 냉정하시고 정확한 판단을 해오셨다. 저희는 그런 마음으로 이 선거를 시작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충남 천안을 시작으로 이번 주 내내 험지 순회를 이어간다. 5일 충북 청주에 이어 경기 수원(7일), 경기 성남(8일), 경기 용인(8일)을 방문해 격전지 표심 잡기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