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직장인들이 내는 근로소득세가 1년 전보다 3% 가까이 늘어난 반면 기업들이 내는 법인세는 22%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고용 호조세로 취업자가 늘어 근로소득세 수입이 증가하고, 기업 실적 부진으로 인해 법인세 수입이 뚝 떨어진 것이다.
이러한 두 세목 간 양극화는 올해 더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국세청 및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소득세는 62조1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1조7000억 원(2.8%)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국세에서 근로소득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15%에서 2023년 18%로 확대됐다.
이처럼 직장인의 월급에 부과되는 근로소득세가 늘어난 것은 고용 호조와 관련이 있다.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841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32만7000명 늘었다. 취업자 증가 폭은 전년(+81만6000명)보다 크게 둔화됐지만 증가세는 3년 연속 지속됐다.
취업자 수가 늘어날 수록 직장인이 내는 근로소득세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반면 지난해 기업들이 내는 법인세는 80조4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23조2000억 원(22.4%) 줄었다. 이에 따라 국세에서 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26%에서 2023년 23%로 쪼그라들었다.
작년 법인세가 대폭 줄어든 것은 2022년 4분기부터 본격화된 경기 둔화로 작년 상반기까지 기업 영업이익이 크게 떨어진 탓이다. 작년 상반기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70.4% 급감했다. 2022년에도 31.8% 줄었다.
이러한 근로소득세와 법인세 간 양극화는 올해 더 심화할 전망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올해 근로소득세가 65조 원 이상 걷힐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정부 전망 기준으로 올해 연간 취업자 수가 전년보다 23만 명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이를 뒷받침한다.
올해 법인세는 77조7000억 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작년 기업실적 악화 탓이다. 통상적으로 법인세는 전년에 기업이 거둔 영업이익에 대해 다음 해 3월에 법인세가 부과된다.
여기에 법인세 인하,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 세액공제율 확대 등 기업에 대한 정부의 다양한 감세 지원도 올해 법인세 감소 요인이다.
이에 따라 국세 대비 법인세 비중은 2023년 23%에서 올해 21%로 줄어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