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의 호수’ 된 발트해…러 포위망 완성
푸틴, 러 고립에 14년 만에 ‘군관구’ 재편성
EU, 우크라에 지상군 투입 검토…마크롱 “배제 못 해”
스웨덴이 200년 넘게 고수하던 중립국 지위를 내려놓고 세계 최대 군사 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집단 안보 체제에 합류하게 됐다. 러시아는 이에 맞서 14년 전 폐지한 모스크바·레닌 군관구를 부활시키는가 하면, 유럽연합(EU)도 우크라이나에 지상군 파병을 검토하는 등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헝가리 의회는 이날 오후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본회의 표결에서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스웨덴은 나토 회원국 정식 가입을 위한 30개 기존 회원국의 동의를 모두 확보하면서 나토의 32번째 회원국이 됐다. 스웨덴과 함께 가입을 신청한 핀란드는 지난해 4월 나토에 합류했다.
나토는 스웨덴을 품으면서 해상 전략적 요충지로 여겨지는 발트해에서 러시아 포위망을 완성하게 됐다. 발트해가 이제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핀란드, 스웨덴 등 나토 회원국에 둘러싸이게 됐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한때 ‘소련의 바다’였던 발트해가 이제 ‘나토의 호수’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로 인해 러시아는 주요 해상 교통로에서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 또 발트해 연안에 있는 러시아 역외 영토 칼리닌그라드에서의 군사활동도 나토 항공기 부대가 스웨덴 기지를 활용할 경우 제약을 받게 된다.
러시아는 나토 확장과 그에 따른 발트해 고립에 맞서 곧바로 대응에 나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군관구와 레닌그란드 군관구를 재창설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두 군관구는 2010년 국방개혁 때 서부 군관구에 편입됐는데, 나토의 북유럽 확장 대응을 위해 다시 살려내기로 한 것이다. 또 우크라이나 점령지인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지역은 남부 군관구에 포함시켰다.
EU는 러시아에 대한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해 새 판 짜기에 나섰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직접 지상군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유럽 각국 정상과 북미 장관급 인사들을 초청해 가진 우크라이나 지원 국제회의에서 “서방 국가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지 못하면 러시아가 수년 내 나토 회원국을 공격할 것”이라며 “러시아는 승리해선 안 된다. 우크라이나에 직접 군대를 파병하는 방안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는 “나토와 EU 국가 일부가 우크라이나에 자국 군대를 보내고 싶어한다”고 밝혔다.
다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파병안에 대해서는 아직 유럽과 나토 국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초 총리는 회의를 마친 뒤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견할 준비가 된 국가들도 있었다”며 “또 군대를 보내는 데 반대한다는 국가와 해당 제안을 심사숙고하겠다고 밝힌 국가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군구와 비슷하게 구소련과 이후 러시아에서 특정 지역을 담당하는 군대(주로 육군) 조직으로 군사작전과 행정 문제에 이르기까지 해당 지역의 군대 활동을 총망라해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채택하고 있는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