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체의 부활?…다시 들썩이는 테마주, 투자해도 괜찮나요 [이슈크래커]

입력 2024-02-21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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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석 위에 초전도체가 반쯤 떠 있다. 해당 영상은 지난해 7월 26일 김현탁 박사 이름으로 사이언스캐스트에 게재됐다. (출처=사이언스캐스트 영상 캡처)
▲자석 위에 초전도체가 반쯤 떠 있다. 해당 영상은 지난해 7월 26일 김현탁 박사 이름으로 사이언스캐스트에 게재됐다. (출처=사이언스캐스트 영상 캡처)
낯익은 테마주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여름 과학계를 뜨겁게 달군 ‘초전도체’ 관련주들입니다.

초전도체는 ‘초전도 전이 온도’(Tc)라고 하는 특정 온도 이하에서 모든 전기 저항을 상실하는 물질을 일컫습니다. 내부 자기장이 다른 물체를 밀어내는 현상인 초전도 현상을 구현할 수 있죠.

일반적으로 영하 269도 수준의 낮은 온도에서 초전도성이 나타납니다. 일부 ‘고온 초전도체’라고 불리는 물질에서는 영하 240도가량의 비교적 높은 온도에서 초전도성을 보이기도 합니다.

초전도체는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면서 ‘꿈의 물질’로 불리는데요. 문제는 ‘상용화’입니다. 극저온, 고압 상황에서만 구현 가능해 일상에 초전도체를 접목하는 건 현재로선 불가능에 가깝죠.

그러나 지난해 여름 논문을 통해 학계에 등장한 ‘LK-99’는 상온에서도 초전도성이 나타난 물질이라는 주장으로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LK-99는 김현탁 미국 윌리엄앤드메리대 교수,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 등 국내 연구진이 초전도체라고 주장하는 물질입니다. 연구진은 논문뿐 아니라 자석 위에 초전도체 물질이 반쯤 떠 있는 영상까지 게재하면서 학계 관심을 끌었는데요. 콧방귀를 꼈던 다른 연구자들도 점차 술렁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노벨상은 떼놓은 당상’이라는 평가가 나왔고, 해외 과학계에서도 재현과 검증에 뛰어들었죠. 주식시장에서는 ‘초전도체 테마주’가 등장, 일제히 급등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초전도저온학회 검증위원회가 4개월여 후인 지난해 12월 LK-99에 대해 “초전도체라는 근거가 전혀 없다”는 검증 결과를 발표하면서, 학계는 물론 주식시장도 빠르게 식어갔습니다. 검증위 발표 이후 초전도체 테마주로 분류된 주식들의 주가는 맥을 못 추면서 초전도체 열풍이 막을 내리는 듯했죠.

이후 잠잠하던 초전도체 테마주가 최근 다시 떠오른 겁니다.

▲초전도 현상으로 인해 자성을 가진 물체가 공중에 떠있다. (사진제공=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
▲초전도 현상으로 인해 자성을 가진 물체가 공중에 떠있다. (사진제공=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
LK-99 이어 PCPOSOS…다음 달 미국 학술대회서 발표 예정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0분 기준 신성에스티는 전일 대비 25% 오른 7만1500원에 거래됐습니다. 장중 7만330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는데요. 전날에도 상한가로 장을 마쳤던 신성델타테크 역시 같은 시간 18.80% 오른 17만6300원에 거래됐고 이날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덕성도 8.17% 오른 1만2440원에 거래됐죠.

다만 오전부터 불기둥을 이어가던 이들 종목은 모두 오후엔 상승분을 반납했습니다. 신성에스티는 2.10% 하락한 5만6000원에, 신성델타테크는 17.52% 하락한 12만2400원에, 덕성은 11.04% 하락한 1만230원에 장을 마감했죠.

신성델타테크는 퀀텀에너지연구소의 지분 9%가량을 보유한 L&S벤처캐피탈의 최대주주(지분율 53.52%)입니다. 최근에는 퀀텀에너지연구소 지분을 직접 사들였다는 소식도 전해지면서 투심이 불이 붙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여기에 구자천 신성델타테크 회장이 자사주를 매입한 점도 주가 상승의 배경으로 꼽히는데요. 구 회장은 올해 들어 자사주 3000주를 사들였습니다.

이 종목들은 모두 LK-99 열풍 당시 초전도체 테마주로 분류된 바 있습니다. 초전도체 열풍이 불면서 주가도 연일 날아가는 듯했지만, 관련 연구 결과가 보도될 때마다 급등·급락세를 거듭해 왔죠. 검증위 발표를 기점으로는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하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의 의견도 상당 부분 엇갈리고 있죠.

그러나 최근에는 주가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들썩이고 있습니다. 특히 신성델타테크와 씨씨에스 주가는 최근 3개월 만에 저점에서 각각 4배, 6배가량 뛰었습니다.

이는 다음 달 미국 물리학회(APS) 학술대회에서 또 다른 초전도체 물질 ‘PCPOSOS’ 실험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PCPOSOS는 기존 LK-99(PCPOO)에 황(S)을 추가해 제작한 물질이라고 하는데요. APS 홈페이지에 따르면 LK-99 논문의 저자인 김현탁 교수와 이석배 대표 등 퀀텀에너지연구소 연구진은 다음 달 4일 해당 물질의 초전도성을 실험한 결과를 발표할 계획입니다. 이 발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주가가 껑충 뛰어오른 거죠.

일부 외신은 초전도체 기술과 관련해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EYOST는 “해당 연구가 초전도체와 관련된 사실이 명백하다면 관련된 연구자들은 노벨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으며, 에너지 무손실 전력망이 가능하게 돼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주가 과열 우려…기업 펀더멘털 살펴 투자해야

그러나 앞선 ‘초전도체 열풍’을 비춰 봤을 때, 테마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사실은 명확합니다. 학계에서 LK-99에 대해 회의적인 결론이 나오면서 치솟던 테마주 주가도 단숨에 급락했고, ‘벼락 거지’가 될 것을 우려해 높은 가격에 주식을 다급히 매수했던 많은 개인 투자자들은 눈물을 삼켜야 했죠.

실로 초전도체 테마주로 분류되는 신성델타테크, 파워로직스 등은 퀀텀에너지연구소의 초기 투자자인 L&S벤처캐피탈 지분을 일부 소유했다는 등 이유로 투심이 몰렸습니다. 초전도 케이블을 생산해온 서남은 “당사의 초전도체는 영하 180도 이하에서 초전도 특성이 발현되는 물질로 퀀텀에너지연구소와는 사업 교류가 없다”고 선을 긋기도 했죠.

주가 상승의 주요 동력인 초전도체의 실체 역시 발표 전이라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이미 초전도체 테마주가 한 번 시장을 휩쓸었던 만큼, 개인 수급에 크게 의존하는 테마주는 변동성이 크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하는데요. 유통량이 적은 탓에 시세 조종에 이용될 우려까지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이번 발표가 긍정적으로 발표된다고 하더라도, 이들 종목이 직접적인 수혜를 입기 어렵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들 주식은 기업 펀더멘탈(실적)과는 관련 없이 주가가 급등하는 ‘묻지마 급등’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21일) 하루 간의 그래프만 살펴보더라도 큰 낙폭을 확인할 수 있죠. 발표에서 긍정적 결과가 나오고 이를 토대로 개발에 착수하더라도, 상용화까진 인고의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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