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위원장이 20일 준감위 3기 첫 정기회의에 앞서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날 이 위원장은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타워에서 열리는 준법감시위원회 3기 첫 정기회의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이 미뤄진 것은 경영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삼성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가 빠른 시일 내 적절한 시점에 이뤄지는 게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오전 삼성전자는 이사회를 열고 다음 달 개최할 주주총회에서 이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이 위원장은 등기이사 복귀 문제에 대해 "경영적 판단이라 준감위로서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책임 경영을 좀 더 강화한다는 의미에서 등기이사로 빠른 시일 내 적절한 시점에서 복귀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 회장의 1심 무죄 선고에 대한 검찰의 항소에 대해 "준감위의 존재 이유 중 하나는 절대적인 독립성 보장"이라면서 "이를 위해선 회사의 안정적인 경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판은 게임처럼 승부를 가르는 것이 아니며 진실을 찾는 과정"이라며 "마지막에는 재판에 승복하는 문화가 우리 사회에 정착돼야 할 것이며 이는 사회 유지를 위한 마지막 보루"라고 검찰의 항소를 꼬집었다.
이와 함께 이 위원장은 삼성 초기업 노조 출범과 관련해 "3기에서도 이을 과제가 인권 중심 경영이며, 노사·노노 관계 등에서 인권 경영이 이뤄지는지 살필 것"이라며 "약간의 긴장 관계가 있으면서도 국민이 경제에 안심할 수 있는 건전한 관계가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주주총회 안건에 헤지펀드 자사주 추가 매입이 포함된 것과 관련해서는 준법 위반의 여지가 있다면 적극 참여해 조언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3기 위원회 첫 정기회의 안건에 대해 "새로온 신임 한승환 위원과 기존 위원들이 가진 생각들을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내부 거래와 대외 후원 및 제보 상황에 대한 안건을 다룰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3기 정례회의에 이 회장이 참여할 수 있다는 전망도 했다. 그는 "조만간 일정을 고려해 위원회와의 면담 자리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