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벤처투자가 10조9133억 원으로 전년보다 1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결성은 12조7627억 원으로 집계돼 27.7% 줄었다. 정부는 지난해 분기별 투자 회복세가 지속하면서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대비 양호한 수준을 보인 것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올해 국내 벤처투자 시장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벤처펀드 자금모집 등을 총력 지원할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일 이 같은 내용의 ‘2023년 국내 벤처투자 및 펀드결성 동향’을 발표했다. 이번 동향에는 작년 4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했던 ‘혁신 벤처·스타트업 자금지원 및 경쟁력 강화 방안’에 따라 벤처투자회사 등과 신기술사업금융업자(신기술금융사) 등의 실적이 모두 포함됐다.
중기부는 작년 국내 벤처투자 시장이 글로벌 시장 대비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난 것으로 평가했다. 달러 환산 시 지난해 국내 벤처투자 규모는 코로나19 이전인 2020년보다 22% 증가했지만 미국은 1% 감소하고 유럽은 4% 증가하는 등 당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달러 기준 벤처투자 증감률로 보면 우리나라는 13.4% 줄었고 유럽은 -44.8%, 미국은 -29.6%를 기록했다. 각국 벤처투자가 유동성 확대 등으로 이례적으로 급증했던 2021~2022년 대비로는 줄었으나 한국 시장은 상대적으로 양호했다는 판단이다.
중기부는 또 국내 벤처투자 규모는 10조9133억 원으로 2021~2022년 제외 시 역대 최고 수준이며 2008년 이후 연평균 16% 늘면서 중장기 성장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봤다. 연간 투자액은 코로나19 이전 최고치인 2020년 8조962억 원보다 35% 늘었다. 작년 연중으로 보면 1분기 1조8000억 원, 2분기 2조7000억 원, 3분기 3조2000억 원, 4분기 3조3000억 원 등 4개 분기 연속 투자액이 늘었다.
벤처투자 업종별로는 비대면 · 바이오 등 2021~2022년 당시 선호도가 높았던 코로나19 관련 업종 대신 인공지능(AI) 반도체 · 로봇 등 딥테크 분야가 주요 투자대상으로 부상했다. ‘ICT 제조’ · ‘전기·기계·장비’ 등 2개 업종 투자액은 전년 대비 63% · 40% 증가한 반면 ‘ICT 서비스’ · ‘유통·서비스’ 투자액은 36% · 43% 감소했다.
작년 국내 벤처펀드 결성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달러 환산 시 2023년 국내 펀드결성 규모는 코로나19 이전(2020년)보다 16% 는 반면 미국(-28%) · 유럽(-44%) 등은 감소했다. 벤처펀드 결성 규모는 2021~2022년 제외 시 역대 최대 수준인 12조7627억 원으로 2020년보다 28% 증가했다. 2022년과 비교해 28% 줄었으나 2008년 이후 연평균 18% 성장 추세다.
정부는 국내 벤처투자 시장이 2024년 이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벤처펀드 자금모집 등을 총력 지원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 중기부 모태펀드 출자예산 9100억 원 전액을 1분기 내 출자하는 등 정책금융 마중물을 신속히 투입한다. 또 민 · 관이 함께 조성하는 ‘스타트업코리아펀드’도 민간 출자자 의견수렴 및 구체적인 출자 협의를 조속하게 진행하고, 우리 벤처캐피탈이 해외 출자자를 유치하는 데 필요한 투자경력(Track Record)을 쌓을 수 있도록 모태펀드의 ‘글로벌펀드 출자사업’에서 외국 벤처캐피탈과 공동으로 운용하는 자펀드의 비중을 확대한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2023년 국내 벤처투자 시장은 해외 주요국 대비 우수한 회복 역량을 보여주었다”며 “업계에서도 2024년 투자 계획을 전년 대비 늘리는 등 향후 시장 상황이 더욱 나아질 것이라는 현장 의견이 상당한 만큼,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적절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