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살인자ㅇ난감' 최우식 "앞으로 어떤 모습 보여줄지 고민"

'살인자ㅇ난감'은 정말 행복하게 찍은 작품이다. 친한 사람들과 찍은 작품이라서 잘 됐으면 좋겠다.

▲'살인자ㅇ난감'에서 이탕 역할을 맡은 배우 최우식 (넷플릭스)

1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난 배우 최우식은 '살인자ㅇ난감'을 촬영한 소회를 전하며 이같이 밝혔다.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에서 최우식은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게 된 평범한 대학생 '이탕'을 맡았다. 이탕은 첫 번째 살인 이후 계속해서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살인을 저지르는데, 신기하게도 그가 죽인 사람들이 전부 악인으로 밝혀진다.

'살인자ㅇ난감'은 악인을 알아보는 능력이 있는 이탕의 궤적을 통해 '정당한 살인이라는 게 있는가?', '극악무도한 사람을 죽여도 되는가?'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실제로 악인을 알아보는 능력이 있다면 어떨 것 같냐는 질문에 최우식은 "살인은 무조건 좋지 않다"라고 답했다. 이어 "뉴스를 보니 1년에 1만2000번 신고해서 동네에 불법주차를 못 하게 한 시민이 있더라. 내게 악인을 알아보는 능력이 있다면 프로 신고러가 되어서 계속 신고만 하고 다녔을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드라마 후반부에는 이탕이 '살인자'로서의 삶에 대해 무서워하며 자신의 조력자인 노빈(김요한) 앞에서 서럽게 우는 장면이 나온다. 평범한 대학생으로 살다가 우연히 기묘한 능력을 얻게 된 인물의 고뇌와 딜레마가 느껴지는 장면이다.

이에 대해 최우식은 "이탕은 끝까지 이탕이었다. 나쁜 사람을 제거해야 했지만, 노빈이나 부모님 앞에서는 그냥 평범한 사람이었을 것"이라며 "이탕의 진실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능력은 축복이 아니라 저주 같다"라고 덧붙였다.

▲'살인자ㅇ난감'에서 이탕 역할을 맡은 배우 최우식 (넷플릭스)

최우식은 2014년에 개봉한 영화 '거인'을 통해 주목받았다. 그는 이 영화에서 보육원 생활을 하는 고등학생 '영재'를 연기했다. 봉준호 감독이 '거인'을 보고 최우식을 영화 '옥자'에 캐스팅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봉 감독은 "최우식은 우리 시대 젊은이들의 모습을 품고, 기묘한 측은지심을 자아내는 인물"이라고 평한 바 있다. 이후 최우식은 '기생충'에 출연하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 같은 평가에 대해 최우식은 "정말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라면서도 "앞으로 해야 할 연기에 대해 걱정이 많다. 한편으로 저도 이제 늙어가기 때문에 어떤 시점에는 아빠 역할을 해야 할 텐데, 그런 모습을 잘 연기할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인'의 영재, '기생충'의 기우, '살인자ㅇ난감'의 이탕 모두가 저"라며 "그런 저를 어떻게 하면 좀 다르게 보여줄 수 있을까를 지난 10년 동안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지금까지 해왔던 고민을 계속하면서 재밌고 즐겁게 일하고 싶다"고 전했다.

인터뷰 끝에 그는 같이 출연한 배우 이희준에게 특별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최우식은 "이제껏 작품 하면서 만났던 배우 중 가장 본받아야 할 배우가 희준 형"이라며 "형 집에서 캐릭터 연구를 위해 관찰하고 메모한 걸 봤는데, 형처럼 진짜 열심히 해야 되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