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공 방정식, 인니 자카르타점에 그대로 이식
제타플렉스·그랑 그로서리, 두 축 신성장 동력 박차
롯데마트가 그로서리(식료품) 매장을 앞세워 국내·외 시장에서 성공 방정식을 새로 쓰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의 최대 강점인 신선·즉석조리 식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통해 직접 장바구니를 채우는 고객을 적극 유인하고 있는 모습이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그랑 그로서리(Grand Grocery)’ 매장을 차세대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그랑 그로서리는 전체 매장의 90%를 식료품으로 채운 쇼핑 공간이다. 롯데마트의 플래그십 매장인 ‘제타플렉스’가 차별화된 콘텐츠를 내세운다면, 그랑 그로서리는 먹거리만으로 고객을 공략하는 전략이다.
공략은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랑 그로서리 1호점인 롯데마트 은평점은 작년 12월 28일 리뉴얼 오픈한 이후 이달 7일까지 6주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방문 고객 수는 약 15% 늘었다. 상품군별로 보면 즉석 조리 식품의 매출은 리뉴얼 이전보다 60% 늘었다. 같은 기간 농·축·수산 상품군의 매출도 각각 40%, 15%, 10% 가량 늘었다.
일반 대형마트에서 40% 정도인 비식품 비중을 10%로 과감하게 줄이고, 나머지를 식료품으로 채운 그로서리 경쟁력이 은평점 매출을 견인한 것이다. 특히 44m의 ‘롱 델리 로드’가 히어로 역할을 했다. 롯데마트는 이곳에 간편식과 즉석조리식품을 비롯해 스마트팜, 건식 숙성육 특화존, 건강 상품 특화존 등을 갖췄다.
롯데마트는 그로서리 성공 방정식을 동남아 등 해외 시장에도 그대로 적용할 방침이다. 지난달 말 리뉴얼 오픈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간다리아점이 첫 사례다. 롯데마트는 간다리아점의 식료품 매장 면적을 전체의 80%까지 늘렸다. 현지 중상류층과 2030세대의 K푸드 선호 현상을 반영, 즉석조리 특화매장인 ‘요리하다 키친’, 직영 베이커리 브랜드 ‘풍미소’를 전면에 내세웠다.
식료품 강화 매장 전환 정책은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의 올해 핵심 전략이다. 앞서 강 대표는 지난해 말 파트너사 초청 비전 선포식에서 이 같은 전략을 올해 사업 목표로 내걸었다. 특히 롯데마트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본사의 해외본부를 해체하고 베트남, 인도네시아법인을 강 대표 직속으로 편재하는 등 국내외 식료품 매장 집중 전략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