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상담소] 1인가구 시대 고독사에 관심을

입력 2024-02-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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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남 행복한 죽음 웰다잉연구소 소장

지난 1월 서울시 공영장례 지원·상담센터 ‘나눔과 나눔’ 이사회에 참석하였다. ‘나눔과 나눔’은 서울시에서 무연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장례식을 진행하는 시민단체다. 이번 이사회는 2023년도 사업 현황과 2024년 사업 계획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토론하는 자리였다.

2023년 서울시 무연고 사망자 현황을 보면 총 1218명의 장례식을 진행하였다.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20년 659명, 2021년 856명, 2022년 1072명, 2023년 1218명의 무연고 사망자 장례를 치렀다. 매일 오전 세 분, 오후 세 분의 장례식을 나눔과 나눔, 위탁업체, 자원활동가 및 시민들이 함께 진행하고 있다.

혹자는 연고도 없이 죽은 사람의 장례식을 무엇 때문에 치르느냐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나 무연고 사망자 중 실제로 가족이 없는 경우는 20% 정도이며 80%는 가족이 있지만 연락이 닿지 않거나, 시신 인수를 포기한 경우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병원에서 치료 비용을 납부하지 못해 시신 인수를 포기한 가족, 오랜 기간 왕래가 없던 형제 및 친척들, 주민등록상 혼인 신고가 되어 있지 않은 사실혼 관계의 배우자, 고아원에서 함께 자란 친구들, 쪽방촌에서 함께 지낸 이웃들이 장례식에 참여하기도 한다.

‘살아있는 가족들의 기억에는 사랑하는 사람이 어떻게 죽었느냐가 영원히 남게 된다.’ 미국의 죽음학자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 말이다. 비록 연고가 없이 세상을 떠난 고인이라 할지라도 마지막 배웅이 필요하다. 장례식을 통해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고, 고인을 기억하며, 함께 위로한다. 회한과 죄책감을 덜고 고인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며 앞으로 살아갈 힘을 얻는다. 이처럼 작별 의식은 곧 애도의 출발이 된다.

1인 가구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1인 가구가 늘어나는 만큼 고독사, 무연고 사망자도 늘어날 것이다. 그럼에도 무연고 사망자 장례에 대한 정부 및 지자체의 지원은 걸음마 수준이다. 관련된 지원 확대가 절실히 요구된다. 잘 이별해야, 건강히 살아갈 수 있다.

강원남 행복한 죽음 웰다잉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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