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 만에 2%대로 내려가면서 둔화 흐름이 계속됐다.
다만 사과를 포함한 농산물 물가는 15%대의 높은 상승률을 지속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15(2020년=100)로 1년 전보다 2.8% 올랐다.
작년 7월(2.4%) 이후 6개월 만에 상승률이 3% 아래로 내려간 것이다. 또한 작년 11월 3.3%를 시작으로 작년 12월 3.2%, 올해 1월 2.8%로 물가 상승 둔화 흐름이 지속됐다.
지난달 물가 상승폭이 크게 둔화된 것은 석유류 가격 하락이 주효했다. 석유류 가격은 전년보다 5.0% 내려가면서 전체 물가를 0.21%포인트(p) 떨어뜨렸다.
반면 농산물은 15.4% 상승해 전체 물가를 0.59%p 끌어올렸다. 지난달(15.7%)에 이어 두 달째 15%대 상승을 이어갔다. 사과의 경우 전년보다 56.8%, 귤은 39.8%나 상승했다.
이에 따라 신선 어개·채소·과실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14.4% 올랐다.
이중 신선 과실은 28.5% 올라 2011년 1월(31.9%)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선 채소와 신선 어개도 각각 8.9%, 2.0% 상승했다.
통계청은 "작년 작황이 좋지 않았던 것과 사과·배 등 과일의 높은 수요가 맞물리면서 과실 물가가 몇 개월째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향후에도 기후 등 불확실한 요인들이 있다"고 밝혔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전체 물가 상승률보다 높은 3.4%를 기록했다. 다만 전달(3.7%)보다는 상승폭이 둔화됐다.
외식 등 개인서비스 상승률은 전월 3.9%에서 3.5%로, 가공식품은 4.2%에서 3.2%로 내려가 전체 물가 상승 둔화를 견인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전년보다 2.6%,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5%로 각각 상승했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폭의 경우 전월(2.8%)보다 둔화됐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다시 내려갔지만 국제유가 상승, 겨울철 이상기후 등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 중동지역 불안 등으로 국제유가가 80불대로 재상승하는 등 2~3월 물가는 다시 3% 내외로 상승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상반기 조속한 2%대 물가 안착을 위해 설 민생안정 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