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머리채 잡고 황희찬 목 조르고” 비매너 사우디 선수[아시안컵]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 사우디아라비아 대 대한민국의 경기 시작 전 사우디아라비아 응원단이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뉴시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조규성이 종료 직전 동점골을 넣고 있다.(연합뉴스)

2023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축구 국가대표팀의 비매너 행동이 비난을 받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31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컵 16강 사우디아라비아와 맞대결에서 연장 120분까지 1-1로 혈투 끝 승부차기(4-2)서 승리하며 8강에 올랐다.

대회 첫 스리백을 가동한 클린스만호는 전반을 0-0으로 마쳤으나 후반전 시작과 함께 기습골을 허용했다. 이에 뒷문을 포백으로 변경, 조규성(미트윌란)과 황희찬(울버햄튼), 박용우(알아인)와 홍현석(헨트)을 투입하며 활발히 공격을 전개했다.

경기 종료 1분을 앞두고 조규성의 헤더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한국 대표팀은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하며 승부차기에 돌입, 골키퍼 조현우의 눈부신 선방으로 승리를 거뒀다.

▲(REUTERS/연합뉴스)

한국의 승리로 끝났지만 경기 중 사우디 선수들의 비매너 행동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침대 축구’로 악명 높은 중동 팀의 고질적인 드러눕기는 물론 선수를 폭행하는 일도 발생했다.

선제골을 넣는데 성공한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들은 한국 선수들과 충돌할 때 마다 경기장에 드러누우며 시간을 지연했다. 골키퍼 아메드 알 카사르는 설영우의 헤더를 막아낸 뒤 갑자기 통증을 호소하며 침대 축구를 펼쳤다.

연장 전반에는 선수 폭행도 발생했다. 한국이 코너킥을 얻어 공격을 준비하던 상황에 사우디의 알 불라이히가 황희찬의 목을 가격했다. 현지 중계진도 해당 장면을 계속해서 보여줄 정도였지만, 주심과 비디오 판독(VAR)실은 어떠한 제재도 없었다. 결국 알 불라이히는 경고 한 장 받지 않고 상황은 넘어갔다.

또한 알 불라이히가 손흥민(토트넘)의 가슴을 밀친 뒤 머리채를 잡아당기는 영상도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퍼졌다.

알 불라이히는 이미 과거에도 슈퍼스타들을 여럿 도발하며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오른 선수다. 특히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르헨티나와의 맞대결 당시 리오넬 메시를 향해 도발성 멘트를 날렸고, 경기 종료 후 이를 미디어에 직접 밝히기까지 했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 프로페셔널리그에서는 관중석을 훑어보면서 “호날두가 안 보인다”며 그를 도발하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경기 종료 직전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의 돌발 조기 퇴근으로 인해 추태가 부각됐다.

이에 만치니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조기 퇴근에 대해) 사과드린다. 순간 자제력을 잃었다. 경기가 끝난 줄 알았다. 누구에게도 무례하게 굴고 싶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야심차게 이번 대회 우승을 노리던 사우디아라비아는 관중, 선수, 감독의 비매너 행위 3박자가 모두 이뤄지며 16강 탈락의 아픔은 물론 품격도 잃어버린 채 쓸쓸히 퇴장하는 결말을 맞이했다.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