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미군 철수 대화 시작 예정”
중동 내 반미감정 고조되는 가운데
미군에 대한 공격 계속되자 입장 바꾼 듯
IS와 이란에 기회 주는 꼴 비판들도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이라크가 이라크에 주둔 중인 연합군 철수를 놓고 회담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알리나 로마노프스키 주이라크 미국 대사가 푸아드 후세인 이라크 외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이 같은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CNN방송도 소식통을 인용해 조만간 양국이 미군 철수에 관한 대화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라크 외무부는 이에 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대사와 장관 사이에 중요한 서한이 오갔음은 인정했다.
지난주 무함마드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가자지구 전쟁으로 인해 국제 연합군의 주둔 정당성은 끝났다고 본다”며 “미국 주도의 군사동맹은 더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소식통은 “미국은 그간 자국군이 공격을 받는 동안에도 이란을 포함한 역내 경쟁자들이 대담해지는 것을 우려해 철군 협상을 꺼렸다”며 “그러나 공격이 멈추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계산법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싱크탱크 중동연구소의 찰스 리스터 선임 연구원은 미군이 시리아에서도 철수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 기고문에서 “미국이 시리아에서 철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복잡한 지역 위기가 전개되는 상황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동 내 군사적 우선순위를 재검토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분석했다.
리스터 연구원은 “IS가 탄력을 되찾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들에게 본의 아니게 또 다른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존 알터만 중동 책임자는 “미국이 이라크에서 군사 태세를 바꿀 수 있다는 소문은 이란의 승리가 될 것”이라며 “어떤 신호라도 이란에서는 널리 환영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조너선 로드 중동 책임자는 “만약 미국이 아무런 계획 없이 당장 떠난다면 건강에 관한 지침도 없이 환자를 거리로 내보내는 꼴”이라며 “상황이 악화하면 미군이 바로 그곳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고, 이는 가장 비용이 많이 들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방법”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