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새마을금고와 저축은행 대출이 모두 얼어붙었다. 새마을금고는 가계ㆍ기업대출이 역대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저축은행의 경우, 2011년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 이후 처음으로 대출 규모가 줄어들었다.
2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새마을금고의 총대출 잔액은 189조7331억 원으로, 2022년 12월 말(201조6475억 원)보다 11조9144억 원 급감했다. 지난해 2월부터 11월까지 매달 감소세를 보였다.
앞서 2021년 연간 33조8221억 원으로,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한 데 이어 2022년에도 24조5043억 원 늘었던 것과 대비된다.
새마을금고 대출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93년 10월 이후 꾸준히 증가해왔다. 연간 기준으로 대출이 감소한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과 1999년, 2000년 등 3개 년도뿐이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새마을금고의 가계대출은 5조9000억 원 감소했다. 이 기간 전체 대출 감소액 중 나머지인 6조 원가량은 개인사업자 대출을 포함한 기업대출이었다.
저축은행도 큰 폭의 대출 감소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기준 저축은행의 총대출 잔액은 106조2555억 원으로, 2022년 말(115조283억 원) 대비 8조7728억 원 줄었다. 이는 저축은행 사태 직후인 2013년 이후 첫 감소세 전환이다. 저축은행은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전체 대출이 뒷걸음질 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11월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감소액이 4000억 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새마을금고와 저축은행업권 대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데에는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신규 대출 취급이 줄어 전체 잔액이 줄었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고금리 시기가 이어져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새마을금고 대출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새마을금고와 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지난해 3분기 말 가계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줄어들면서 감소폭이 확대됐다고 했다. 한은은 "이는 주택매매 관련 자금수요 등으로 인한 주택담보대출 확대가 은행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비은행주택담보대출은 정책모기지론으로의 대환, 지방 주택시장 회복 지연 등의 영향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고 판단했다.
또 비은행업권에서 기업대출 증가율이 큰 폭으로 둔화됐는데 이는 비은행업권이 기업대출 연체율 상승에 따른 신용리스크 관리 목적으로 대출태도 강화 기조를 지속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의 대출태도는 지난해 4분기 각각 -22, -30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