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 사우디냐 일본이냐?…클린스만호, 숙제 해결이 먼저 [이슈크래커]

입력 2024-01-2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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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과 한국의 경기. 조규성이 슛 찬스를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과 한국의 경기. 조규성이 슛 찬스를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연합뉴스)
역대 최고 전력으로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목표를 내건 클린스만호가 조별리그부터 흔들리고 있습니다. 한국 대표팀은 20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요르단과 2-2로 비겼는데요.

경기 종료 즉시 비난의 화살은 감독과 선수들에게 쏟아졌습니다. 특히 위르켄 클린스만 감독과 조규성(미트윌란)등 특정 선수에게 집중됐습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개별 선수에 대한 과도한 책임부과는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자중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개별 선수의 책임론이 불거진 것은 클린스만호의 전략상의 문제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역대 최강’이라고 불릴 정도로 강력한 선수 자원만을 믿고 ‘무전술’로 경기에 임한 감독의 책임이란 말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감독과 특정 선수를 비난하는 것은 우리 대표팀에게 득이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죠. 그렇다면 대표팀이 우승을 위해 취할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일까요.

무전술이 곧 전술? 전문가들 “클린스만호, 선수 개개인에 의존도 심해”

▲64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에 도전하는 축구대표팀 클린스만 감독이 19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훈련 전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64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에 도전하는 축구대표팀 클린스만 감독이 19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훈련 전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클린스만호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갖춘 역대 최강의 라인업울 갖춘 대표팀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습니다. 이에 E조 1위로 무난히 16강행 티켓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았죠. 그런데 막상 조 예선이 진행되자 예상 밖의 결과가 펼쳐지기 시작했습니다. 바레인과의 1차전에서는 3:1로 무난하게 승리했지만 2차전에서는 무승부를 기록하며 실망감을 안겨준 것이죠. 요르단은 피파랭킹 87위로 한국보다 훨씬 순위가 낮은 팀입니다.

요르단전의 부진을 두고 갖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이 입을 모은 이유는 전술이 부재하다는 것입니다. 그간 꾸준히 전술에 대해 지적받았던 클린스만호이지만 이날은 확연히 전술의 부재가 눈에 띄었는데요.

5-4-1 포메이션을 선보인 요르단은 뒷문을 잠그면서 역습하는 전형적인 중동식 선수비 후역습 축구를 선보였죠. 한국 대표팀은 1차전과 같이 4-4-2를 내세웠습니다. 요르단 전에서는 바레인 전과 동일한 스타팅 멤버를 내보냈습니다. 주전 왼쪽 풀백 김진수(전북 현대)가 부상으로 부재한 탓에 1차전서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인 이기제(수원 삼성)가 다시 선발 출장했는데요. 클린스만 감독은 부진한 조규성, 박용우(알 아인), 정승현(울산 HD)을 선발 라인업에 다시 올렸고 전술 측면에서도 변화를 주지 않았습니다.

그 점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바레인 전에서 4명의 수비수를 상대한 수월하게 공격을 진행한 한국의 공격수들은 요르단 수비수 5명이 밀집하자 들어갈 공간을 찾지 못했죠. 손흥민의 페널티킥을 만들어낸 황인범(즈베즈다)의 날카로운 스루패스 이후로는 이렇다 할 공격이 전개되지 않았습니다.

▲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과 한국의 경기. 요르단 수비 4명이 이강인을 압박하고 있다.(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과 한국의 경기. 요르단 수비 4명이 이강인을 압박하고 있다.(연합뉴스)

전반 내내 중앙으로 들어가는 공격도, 측면 공격도 모두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지 못했는데요. 특히 측면을 맡은 설영우(울산)와 이강인은 한 공간에서 머물며 공격의 흐름이 끊기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조규성의 부진은 요르단 수비 1명에게 막힌 이강인과 설영우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날 전반전에서는 코너킥 횟수도 요르단에 밀렸고, 측면 미드필더와 풀백들이 상대 골문에 다수 배치된 것 때문에 박용우와 정승현이 번번이 뚫리며 위험천만한 순간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그제야 다급해진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 막판 손흥민을 측면으로 돌리고 정우영(슈투트가르트)과 김태환(전북), 홍현석(헨트)을 투입하며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부상에 신음하는 국가대표팀…풀백 줄부상에 ‘적신호’

▲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과 한국의 경기에 앞서 대표팀 김진수와 황희찬이 관중석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과 한국의 경기에 앞서 대표팀 김진수와 황희찬이 관중석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연합뉴스)

간신히 조별리그 패배라는 수모는 피한 클린스만호는 선수들의 부상 악재라는 이중고까지 떠안게 되었습니다. 이는 선수들의 개인 역량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클린스만호에는 치명적입니다.

현재 국가대표팀은 부상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데요. 골키퍼 김승규(알 샤밥)가 십자인대 파열로 아웃됐고 주전 공격수 황희찬(울버햄튼)은 왼엉덩이 근육 피로로 회복 중입니다. 풀백 선수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한데요. 주전 풀백 김진수는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회복 중입니다. 여기에 요르단 전 이후 이기제와 김태환도 각각 햄스트링과 종아리 근육 부상을 떠안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 풀백 요원은 설영우 뿐인데요. 클린스만호는 지금껏 A매치 전 경기를 4명의 수비수를 전제로 포메이션을 꾸려왔습니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정승현, 김영권(울산)을 중앙 수비수로 두고, 김진수, 이기제, 설영우, 김태환을 좌우 풀백으로 두는 고정 로테이션이었죠.

다시 말하면 스리백 전술 활용도 막혀있는 데다 풀백 자리에 홍현석, 이순민(대전) 등 다른 선수를 대체하기엔 위험 부담이 따릅니다. 팬들은 그저 김진수, 이기제, 김태환이 빠르게 부상에서 회복해야하길 빌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조1위 시 일본-이란-우즈벡, 2위면 사우디-호주-이라크…강팀일수록 중원 우위 점해야

▲6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F조 사우디아라비아 대 오만의 경기. 사우디 살렘 알다우사리이 오만 수비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다.(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F조 사우디아라비아 대 오만의 경기. 사우디 살렘 알다우사리이 오만 수비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다.(연합뉴스)

다만 말레이시아 전을 앞두고 있는 한국은 내부적인 위기에도 1승 1무로 승점 4를 획득, 조 2위로 조별리그는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대표팀 자력으로 조 1위를 하기 위해서는 말레이시아를 무조건 이겨야합니다. 만일 요르단이 바레인과 비거나 지면 1위가 확정, 양팀 모두 승리할 경우 한국이 2골 이상을 더 넣어야 합니다.

E조 1위로 16강에 향할 경우 D조 2위 일본과 만날 가능성이 높은데요. 현재 일본 역시 이라크에게 1-2로 패배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전력은 만만치 않습니다.

8강전에서는 C조 1위 이란과, 4강에서는 우즈베키스탄 혹은 카타르와 만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E조 2위로 진출하게 된다면 16강에서는 F조 1위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와, 8강전에서는 B조 1위 호주, 4강에서는 이라크를 만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토너먼트에서 올라갈수록 강한 상대들이 한국 대표팀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강팀을 상대로 우승에 도전하는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 변화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평소 클린스만 감독이 가장 선호하는 4-4-2 포메이션은 공격 성향이 강하면서도 고전적인 전술입니다. 좌우 풀백을 최대한 높이고, 좌우 윙어 역시 벌리는 방식인데요. 이러한 전술 운용에서는 2명의 중앙 미드필더에게 과부하를 줍니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떨어져있기에 유동적인 위치 변화로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가져가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난 경기에서 미드필더 싸움에서 밀리며 고전한 만큼 전방 공격수들이 내려오면서 패스를 창출해내고, 이를 활용해 다시 측면에서 크로스나 컷백을 활용할 기회가 커질 수 있습니다.

측면 미드필더인 이재성(마인츠)은 측면에서 볼을 잡았을 때 강한 돌파가, 이강인은 설영우와 의 호흡을 맞추는 것이 각각의 숙제입니다.

또한 상대 전략에 따라 박용우 대신 홍현석을 선발로 투입하며 볼을 운반하는 역할을 맡기거나 이기제 대신 김태환을 투입해 때에 따라 풀백 중 1명을 올리고 1명은 수비를 담당해 공격진의 상하좌우 폭을 줄이는 동시에 수비 부담을 덜어주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중동 축구에 호되게 당하며 예방주사를 맞은 클린스호가 전술적 변화를 통해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숙원을 이룰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17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대표팀의 손흥민, 김민재, 이재성 등 선수들이 요르단과의 2차전을 앞두고 훈련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대표팀의 손흥민, 김민재, 이재성 등 선수들이 요르단과의 2차전을 앞두고 훈련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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