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던 낸드 깨운다”…SK하이닉스, 美 R&D 조직 본격 활동

입력 2024-01-22 15:30 수정 2024-01-2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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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출범식 개최…본격 활동
인텔 출신 등 70명 이상 전문가 집합

▲SK하이닉스 본사 전경 (뉴시스)
▲SK하이닉스 본사 전경 (뉴시스)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연구개발(R&D) 조직인 ‘SK하이닉스 낸드개발 아메리카’(SK HNA)가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인텔 출신 인재 등 내로라하는 반도체 전문가들로 중무장한 이 조직은 차세대 기술 및 제품 개발을 전담하게 된다. 올해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본격화에 따라 고성능 낸드플래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면서 선제적으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미주법인인 ‘SK하이닉스 아메리카’ 산하 낸드 R&D 조직 SK HNA가 지난주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SK HNA는 현재 70명 이상 규모의 낸드플래시 기술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Think Ahead with SK hynix Memory’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낸드 개발 경쟁력을 높이고, 기술 발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목표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조직 개편을 통해 미국 실리콘밸리 중심인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SK HNA를 신설한 바 있다. 그간 미주법인인 SK하이닉스 아메리카는 영업·마케팅 중심으로만 운영돼왔다. 최근 AI 기술 발전으로 여러 빅테크 기업의 다양한 고성능 낸드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에 대응하고자 R&D 조직을 추가로 신설한 것이다.

SK하이닉스 아메리카는 SK HNA에 굵직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 출신의 고급 인재들을 영입하는 데 열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수석 테스트 엔지니어로 인텔 출신의 존 시플렛을 영입했다. 그는 11년 간 마이크론, 인텔 등에서 메모리 테스트, 품질 확보(QA), 검증 등 분야에서 활약해온 낸드 전문가다.

인텔 선임 수석 엔지니어 출신 리처드 패스토 역시 지난달 영입됐다. 코넬대 박사 출신인 그는 인텔을 비롯해 AMD, 스팬션, 사이프러스 세미컨덕터 등을 두루 거친 반도체 전문가다. 3D 낸드 등 다수의 특허 출원에도 기여했다.

고급 인재 모시기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SK하이닉스 아메리카는 이달 초 패스파인딩(Pathfinding) 업무를 담당할 수석 엔지니어 채용 공고를 냈다. 최첨단 3D 낸드 기술 개발을 전담하게 된다.

최근 시장에서 온디바이스 AI 기술이 각광 받으면서 고성능의 낸드플래시 수요도 늘고 있다.

온디바이스 AI는 외부 서버나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기기 내부에 AI가 탑재되는 방식을 말한다. 온디바이스 AI를 지원하는 스마트폰, PC에는 낸드플래시 탑재량이 기존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주 온디바이스 AI 방식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를 출시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세계 최고층 321단 낸드플래시 샘플을 공개한 바 있다. 쌓인 셀의 층수가 많을수록 더 많은 용량을 저장할 수 있다. 이번에 신설된 SK HNA를 중심으로 기술 개발에 더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수요가 늘면서 그간 잠자던 낸드플래시 시장도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켤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12월 18일 열린 대한상의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D램은 나아지고 있지만, 낸드 쪽은 아직 거의 잠자는 수준”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낸드플래시 평균판매단가(ASP)는 전 분기 대비 18~23% 상승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가격 상승세는 4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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