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기 알레르기성 피부염증 발생을 촉진하는 원인 인자가 규명됐다.
유지환 연세대 의대 의생명과학부 교수와 차지민 연구원, 김태균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 연구팀은 소아기 시절 피부의 공생 세균 노출이 선천 면역 발달에 영향을 미쳐 성인기 알레르기성 피부질환 발생 위험을 최대 34% 높일 수 있다고 17일 밝혔다.
피부 표피는 구조적으로 외부 환경과 맞닿아 있어 피부 공생세균이 서식한다. 피부 공생세균 중 정상 세균은 소아기부터 피부의 면역세포를 활성화 시킨다. 이를 통해 성인기까지 피부의 항상성을 유지하도록 돕고 상처 회복을 촉진한다.
정상 세균이 피부에 적절히 공생하지 못하고 세균 환경이 불안정하면 피부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소아기 피부 공생세균 중 하나인 포도상구균은 피부에서 증식하며 아토피 피부염과 같은 피부 염증성 질환이 발달하는데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공생세균이 소아기에 피부 면역체계를 조절해 성인기까지 피부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원리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무균 마우스 실험을 통해 공생세균이 피부의 면역반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했다. 무균 마우스에 피부 공생세균을 접촉시켜 피부장벽에서의 면역조절제 발현과 피부 면역세포 활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피부의 공생세균 중 포도상구균인 ‘스타필로코커스 렌터스’가 생후 초기 피부에 서식하며 면역세포를 자극하는 'I3A(indole-3-aldehyde)'를 생성해 면역조절제인 'TSLP'의 발현을 증가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이로 인해 염증성 피부질환의 주요 염증 유발 세포로 알려진 ‘제2형 선천성 림프구’의 활성이 약 2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구팀은 소아기에 활성화된 제2형 선천성 림프구가 성장기에도 공생세균, 대사체와 지속적인 작용을 일으켜 성인기에 아토피 피부염 등 알레르기성 피부질환 발생 위험을 20%에서 최대 34%까지 높이는 것으로 확인했다.
유 교수는 “소아기 때 피부의 공생세균에 대한 노출 조절을 통해 성인기의 선천 면역을 조절할 가능성을 확인했다”라면서 “피부 공생세균에 대한 조기 개입으로 잠재적인 알레르기성 피부질환의 치료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셀 호스트 앤 마이크로브(Cell Host&Microbe, IF 30.3)’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