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협 "도서전 예산 집행해야" vs 문체부 "출판계 도움되는 방향으로"

입력 2024-01-1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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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문체부-출협 '서울국제도서전 수익금 누락'으로 충돌
올해 도서전 예산 미집행으로 갈등 격화…출협 "예산 집행하라"
문체부 "해외도서전 주빈국관 사업은 외교 성격…정부 주도가 바람직"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있는 대한출판문화협회 4층 강당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대한출판문화협회)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있는 대한출판문화협회 4층 강당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대한출판문화협회)

지난해 8월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서울국제도서전 수익금 누락'으로 충돌하면서 격화한 갈등이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윤철호 출협 회장은 16일 "도서전 예산이 기획재정부를 통과해 국회에서도 확정됐는데, 문체부가 주지 않고 있다"며 "그게 타당한지 아닌지는 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출협 강당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윤 회장은 "해외도서전 주빈국관 예산뿐만 아니라 올해 서울국제도서전 예산도 전면 중지된 상태"라며 "유인촌 장관은 여러 문화계와 소통하고 있는데 출판계와는 하지 않고 있다. 장관과 소통되지 않으니 여러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올해 도서전 관련 예산은 총 22억8000만 원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해외도서전 주빈국관 운영 예산 10억 원, 서울국제도서전 예산 6억7000만 원, 해외도서전 한국관 운영 예산 5억5000만 원, 한국 도서 해외 전파 예산 6000만 원이다.

이 가운데 10억 원의 해외도서전 주빈국관 운영 예산은 교부가 중단된 상태다. 올해 이 예산은 문체부 산하에 있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배정됐다. 한국도서 해외전파 사업 예산도 마찬가지다. 이날 문체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해외도서전 주빈국관 운영과 한국도서 해외전파 사업은 외교적 의미가 강해 정부가 주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서울국제도서전 수익금 누락'…문체부-출협 갈등 격화

이 같은 예산 배정에 대해 출협은 지난해 8월 문체부와 벌어진 갈등을 그 이유로 꼽는다. 문체부는 △수익금 규모 축소 보고 △통장 블라인드 처리 제출 △수익금 초과 이익 반납 의무 위반 △별도의 계좌로 수익금 관리 의무 위반 등 출협의 회계 처리와 관련한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박보균 전 문체부 장관이 윤 회장과 주일우 서울국제도서전 대표를 보조금법 위반 등을 이유로 수사까지 의뢰하면서 갈등이 폭발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사실 이 같은 지적은 문체부가 한 게 아니라 관련 제보가 있었다"라며 "제삼자의 제보자가 문체부가 아닌 감사원에 출협의 수익금 누락에 관한 문제를 직접 제보하면서 문체부와 출판진흥원도 감사원으로부터 지적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박용수 출협 상무이사는 "회계 논란과 관련해 감사원의 결과는 '다시 정산하라'는 거다. 그래서 다시 정산하고 있다"라며 "아직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그동안 해왔던 사업 예산을 삭감하고, 집행하지 않는 건 비이성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체부가 '출협과는 일하기 불편하다'는 등을 이유로 들며 감정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유인촌 장관은 수사가 마무리되면 출판계와 얘기를 나누겠다는 입장인데, 이는 무책임한 답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당하게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 문체부는 여러 핑계로 대화 자체를 안 하고 있다"라며 "누군가는 이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풀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 관계자는 "이번 주에도 출협 측과 만나기로 약속하는 등 소통하고 있는데 조금 당황스럽다"라며 "우리는 출협과 같이 가고 싶은 부분이 있다. 출판계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예산을 집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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