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의 상황은 어떨까? 글로벌 채용대행 회사 로버트 월터스(Robert Walters)의 조사에 따르면 이곳 대학 졸업생은 일자리를 찾는 데 평균 6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취업한 사람 중 53%는 현재 직업이 학위와 관련이 없다고 답했다. 이 때문일까. 졸업생의 3분의 1 이상(39%)은 자신의 학위가 시장에서 전혀 의미 없다고 느꼈고, 19%는 기대했던 것만큼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곳 취업시장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이공계에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 올해 1분기 채용 기상도에서 정보 기술, 통신 및 운송 서비스, 물류, 자동차 분야는 ‘맑음’을 보였지만 인문사회 계열에선 금융·부동산 분야와 서비스업을 제외하면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 그 자체였다. 가뜩이나 기업들이 인력을 채용할 때 즉시 투입이 가능한 경력자를 선호하다 보니 대학을 갓 졸업한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의 취업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이 돼버렸다.
지난해 5월 졸업퍼레이드 때 멋진 중절모에 지팡이를 들고 즐거워하던 한 졸업생은 한동안 보이지 않더니 낙향한 사진을 최근 SNS에 올렸다. 영문학도에 성격 밝고 K팝을 좋아하던 그녀는 몇 차례 우리 일을 도와줘서 친하게 지냈는데 졸업 후 일이 잘 안 풀린 걸까? 그녀는 “몇몇 친구들은 북유럽 국가 레스토랑에서 점원으로 일하는 게 오히려 낫다며 떠났다”고 구직의 고충을 말했었는데 고향 집에 있는 걸 보니 자신의 선택지는 아니었나 보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로 나와 경제성장의 한 몫을 담당해야 할 청년들이 사회적 배제와 경제적 취약성에 놓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정부의 고민거리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은둔하고 있는 그들을 찾아내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전문 인턴십’ ‘고용 인큐베이터’ ‘기업에 채용 인센티브’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코임브라(포르투갈)=장영환 통신원 chehot@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