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S1 돌연변이 폐암에서 새로운 표적치료제의 치료 결과가 나왔다.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교수 연구팀은 이전 치료력이 없거나 기존 표적치료제에 내성을 가진 ROS1 돌연변이 폐암을 대상으로 진행한 레포트렉티닙의 효과와 안전성 연구 결과를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IF 176.082)’에 게재됐다. 종양학 분야 교신저자로 해당 학술지에 이름을 올린 연구자는 조 교수가 국내 최초다.
ROS1 돌연변이 폐암은 전체 폐암의 2%를 차지한다. 표준치료법은 돌연변이 유전자를 조준하는 표적치료제 사용이다. 대표적인 표적치료제 성분은 ‘크리조티닙’과 ‘엔트랙티닙’으로, 치료 효과는 객관적반응률 70%, 무진행생존기간 15~19개월이다. 객관적반응률은 종양 크기 감소 등을 보인 환자 비율을 의미하며, 무진행생존기간은 질병 진행 없이 환자가 생존하는 기간이다.
표적치료제 내성이 생긴 후에는 세포독성항암제 외에 효과적인 치료 대안이 없다. 특히, 두 약제 모두 뇌투과력이 약해 내성 환자 약 70%는 뇌전이 발생 또는 악화를 보인다.
조 교수는 다국가 1∙2상 임상 ‘트리덴트-1(TRIDENT-1)’ 연구를 이끌어 차세대 ROS1 표적치료제인 ‘레포트렉티닙’의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처음으로 표적치료제를 사용한 환자 71명이 보인 객관적반응률과 무진행생존기간은 각각 79%, 35.7개월이었다. 무진행생존기간은 이전 표적치료제 대비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전 표적치료제 내성 환자의 치료 효과도 규명했다. 56명의 내성 환자는 객관적반응률 38%, 무진행생존기간 9개월을 나타냈다. 특히, 내성 돌연변이(G2032R)까지 획득한 환자 17명을 대상으로는 객관적반응률 59%, 무진행생존기간 9.2개월을 확인할 수 있었다.
레포트렉티닙은 뇌전이가 있는 환자에게서도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이전 표적치료제 치료력이 없는 동시에 뇌전이 보유 환자의 두개강 내 객관적반응률은 89%였다.
환자가 보인 가장 흔한 부작용은 어지럼증이었으며 부작용 대부분은 조절 가능했다.
조 교수는 “레포트렉티닙은 기존 ROS1 표적치료제의 한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표적치료제”라며 “ROS1 돌연변이 폐암 1차 약제로 새로운 치료 지평을 여는 동시에 이전 표적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에게도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11월 전이성 ROS1 돌연변이 폐암에서 레포트렉티닙 사용을 승인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