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OCI홀딩스도 1.3조 규모 폴리실리콘 공급 계약 체결
미 IRA·탈중국 기조 확대로 국내 업체 수혜 예상
국내 태양광 업체들이 미국에서 잇달아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수익성 회복을 꾀하고 있다. 미국 내 태양광 수요가 우려보다 견조하고, 중국산 제품에 대한 제재가 본격화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수혜가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9일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사업부문 한화큐셀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총 12기가와트(GW) 규모의 장기 태양광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화큐셀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전력을 구매할 태양광 발전소에 2025년부터 2032년까지 8년 동안 연간 최소 1.5GW의 모듈을 공급하고, 발전소 설계·조달·시공(EPC)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미국에서 이뤄진 역대 최대 규모의 모듈 공급 계약이자 한화큐셀 창사 이래로도 가장 큰 규모다.
12GW는 미국에서 약 180만 가구가 1년간 사용하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다. 2022년 한 해 동안 미국 전역에 새로 설치된 태양광 발전설비 용량(약 21GW)의 60%에 달한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 1월 한화큐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맺은 전략적 파트너십의 후속 계약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5년까지 ‘RE100(재생에너지 100%)’을 달성하고,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마이너스(-)로 만드는 ‘탄소 네거티브’를 추진하고 있다. 당초 한화큐셀은 2.5GW의 모듈을 공급할 계획이었는데, 이번 계약에서 총 공급 규모가 12GW로 늘었다.
지난해 12월에는 OCI홀딩스의 말레이시아 자회사 OCIM이 미국 태양광 업체 큐빅PV와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OCIM은 2025년부터 2033년까지 약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 규모의 폴리실리콘을 큐빅PV에 공급한다.
국내 태양광 업체들이 미국 내 영향력을 넓히며 수익성 회복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미국에서 생산되는 태양광 제품은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를 받을 수 있으며, 신재생에너지 설비 투자 금액의 30%에 대해서도 투자세액공제(ITC)를 제공한다.
한화큐셀은 북미 최대 태양광 통합 생산기지인 ‘솔라 허브’를 중심으로 미국 태양광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증설을 마무리한 조지아주 달튼 공장은 연간 5.1GW의 모듈 생산이 가능하며, 현재 건설 중인 카터스빌 공장은 2024년 완공 이후 각 3.3GW 규모의 잉곳, 웨이퍼, 셀, 모듈을 양산할 예정이다.
미국이 태양광 밸류체인(가치사슬)에서 ‘탈중국’ 기조를 강화하는 것도 우리 기업에는 기회다. 지난해에는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와 제품 가격 약세가 이어지며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부터 동남아를 우회한 중국산 모듈에도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라며 “중국산 제품의 제재가 확대되며 비중국산 폴리실리콘의 가격 프리미엄도 확대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우려와 달리 미국 태양광 시장도 지속적인 성장이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미국 태양광 설치 수요는 2024년 36GW, 2025년 39.5GW, 2026년 40GW, 2027년 42GW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