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건설·유통 등 신용등급 부정적…태영·롯데·GS 등 모니터링 필요”

입력 2024-01-04 16:32 수정 2024-01-0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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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건설·디스플레이·유통, 산업전망 ‘비우호적’…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롯데·태영·GS·신세계건설·HDC현대산업개발·한신공영 주요 모니터링 필요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올해 건설을 비롯해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유통업종 등의 산업전망과 신용등급 전망이 어두울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는 올해도 여전히 주요 신용등급 리스크로 부각되면서 기업들의 신용등급 강등 현실화 우려가 커질 전망이다.

한국신용평가는 4일 ‘산업 전망 세미나’를 열고 기업부문 18개 업종 가운데 4개 업종(석유화학, 건설, 디스플레이, 유통) 업종의 올해 산업전망을 '비우호적',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금융부문에서는 증권, 캐피탈 업종이 비우호적 산업과 부정적 신용등급이 전망됐다.

철강, 신용카드 업종은 '비우호적' 산업전망에도 '안정적' 신용등급 전망을 받아들었다. 조선, 항공업종의 산업 전망은 '중립적'으로 평가됐으나, 신용등급 전망은 '긍정적'으로 제시됐다. 이 밖에 메모리반도체, 해운, 음식료, 제약, 손해보험 등 12개 업종은 '안정적' 신용등급 전망과 '중립적' 산업 전망이 예상됐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국내 경제가 지난해 상반기를 저점으로 IT 수출 개선과 점진적 민간소비와 기업투자 회복을 통해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 사이클은 저점을 기록 후 반등 중이며, 급등했던 국제 유가도 완만세를 그리고 있다.

반면, 부동산 PF는 올해도 여전히 주요 신용등급 리스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 연구위원은 "주택매매 시장심리 지수가 여전히 부진해 건설과 부동산 경기가 저하하고 있다"며 "가계 및 기업 대출 연체율은 치솟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수 경기부진은 주택 매수심리 회복을 저해하는 요소이며, 주택 매매 가격 및 거래량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투자수요 위축으로 현재 공급과잉 상태인 물류센터, 지식산업센터 등 시장의 수급불균형도 장기화하는 반면, 글로벌 수요 부진에 따른 국내 기업의 해외투자 속도조절로 관련 플랜트 공사 수주 둔화 가능성은 둔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산업의 PF우발채무는 올해 들어서도 상승세를 그리면서 산업 전반의 신용도 부담이 지속할 전망이다. 지방 분양시장과 비주택 침체가 장기화하고, 수도권 둔화 가능성이 두드러지면서다. 착공 또는 분양 물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공사 원가는 상승하면서 영업실적 반등 또한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신용평가는 특히 주요 모니터링이 필요한 건설사로 롯데건설(A+, 부정적), 태영건설(A-, 안정적), GS건설(A+, 부정적), HDC현대산업개발(A, 부정적), 신세계건설(A, 부정적), 한신공영(BBB-, 안정적) 등 6곳을 제시했다.

태영건설에 대해서는 "지방 분양시장 회복 지연으로 PF우발채무가 쉽게 줄어들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최근 조달환경 악화로 만기도래 유동화증권 중 일부를 직접 매입 등으로 대응하고, 사옥 담보 차입과 계열 지원 등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 중"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태영건설의 연결 기준 PF보증액은 2조7000억 원이다. 한국신용평가는 향후 태영건설의 PF차입금과 유동화증권의 원활한 차환 여부, 계열사 지원 및 자산 매각을 포함한 유동성 확보 방안이 핵심 모니터링 요소라고 짚었다.

이 밖의 건설사들 모두 과중한 PF 차환 여부가 주요 모니터링 요소가 됐다. 특히 GS건설과 HD현대산업개발의 경우 각각 인천 검단 지하주차장 사고와 화정아이파크 사고의 영향으로 수주 경쟁력이 하락하는 등 신규 분양실적과 자금조달 차질 불확실성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국내 기업 신용등급 상하향배율은 상반기 1.09배를 기록했으나, 하반기 들어 0.45배로 급격히 하락했다. 건설, 금융, 석유화학, 유통 등의 신용도 내림세가 본격화되면서다. 금융 부문은 상반기와 하반기 내내 하향 우위 수준을 이어갔다. 상하향배율이 1 미만이면 신용등급이 하향된 기업 수가 상향된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다. '부정적' 신용등급 전망이 부여되면 단기간 내에 신용등급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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