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0개 주요 그룹 총수의 주식 재산이 1년 동안 10조 원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회장은 15조 원에 육박해 주식 재산 1위를 기록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대기업집단 중 2일 기준 주식평가액 1000억 원 이상인 그룹 총수 40명의 주식평가액 변동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3일 발표했다.
40개 그룹 총수가 보유한 주식의 평가 가치는 작년 1월 초 48조 7885억 원에서 올해 초 58조 7860억 원으로 9조 9975억 원 증가했다. 40개 그룹 총수의 주식평가액은 최근 1년 새 20.5%나 올랐다. 이 기간 그룹 총수 중 25명만 주식 재산이 늘었다.
이재용 회장은 주식 재산 1위로 삼성전자 등의 주가 상승에 힘입어 11조 5969억 원에서 올해 초 14조 8673억 원으로 3조 2704억 원(28.2%) 늘었다.
주식평가액 증가율 1위는 이동채 에코프로 전(前) 회장이다. 이 기간 이 전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5358억 원에서 3조 1995억 원으로 2조 6636억 원(497%) 늘어났다. 이 전 회장은 올 초 기준으로 에코프로 주식을 501만 4894주 보유 중이다.
조원태 한진 회장의 주식 재산도 최근 1년 새 배 이상 증가했다. 조 회장의 작년 연초 주식평가액은 1385억 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 초 3024억 원으로 최근 3개 월 새 주식평가액이 늘었다. 상승 배경에는 조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의 보통주 1주당 주가가 작년 9월 말 기준 4만 2000원대 수준에서 올 초에는 7만 8000원대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어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939억 원→1364억 원, 45.3%↑),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3532억 원→4925억 원, 39.4%↑),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1401억 원→1931억 원, 37.8%↑) 등도 증가율이 높았다.
반면 40개 그룹 총수 중 15명은 1년 간 주식 재산이 줄었다. 주식 재산 감소율 1위는 3543억 원에서 1391억 원으로 감소한(60.7%↓) 김익래 전 다우키움 회장이다. 다우데이터 주가가 작년 초 3만 2650원에서 올 초 1만 3880원으로 떨어지고, 김 전 회장이 보유한 주식 수도 줄어든 영향이다.
이어 △홍석조 BGF 회장(24.3%↓)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20.5%↓) △이명희 신세계 회장(20.4%↓) △이호진 태광 전 회장(16.6%↓) △GS 허창수 회장(14.2%↓) △롯데 신동빈 회장(14.1%↓)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11.7%↓) 등도 1년 새 주식 재산이 10% 넘게 감소했다.
2일 기준 조사 대상 40개 그룹 총수 중 주식 재산 1조 클럽에는 13명이 입성했다. 작년 연초 12명 대비 1명 늘었다. 올 초 파악된 주식 재산 1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14조8673억 원)이 차지했다. 향후 삼성전자의 보통주 1주당 주가가 8만 1000원 이상 되면 이 회장의 주식 재산도 15조 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어 2위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9조 9475억 원), 3위는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6조 1186억 원)이었다. △4위 정의선 현대차 회장(3조 7377억 원) △5위 이동채 에코프로 전 회장(3조 1995억 원) △6위 최태원 SK 회장(2조 3442억 원) 순이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그룹 총수의 주식 재산 증감 여부에 따라 일반 개미 투자자들의 주식 가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2023년 작년 초반 3개월은 국내 주식시장은 온탕이었다가 4~9월 사이에는 냉탕으로 바뀌더니 다시 마지막 3개월에는 주식시장의 열기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