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 북쪽 해역에서 1일 발생한 강진 여파로 동해안에 최대 85cm 높이의 지진해일(쓰나미)이 관측됐다. 추가 지진 발생 가능성이 큰 데다가 동해안에 너울성 파도까지 예보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10분 일본 도야마현 도야마 북쪽 90km 해역에서 규모 7.6의 지진이 발생한 후 국내 동해안까지 지진해일이 전파됐다. 약 1시간 51분 지난 오후 6시 1분경 강릉 남항진에 첫 해일이 도달했고 묵호, 속초, 임원, 후포에도 이어졌다. 쓰나미 최대높이는 85cm로, 묵호에서 오후 8시 35분경 관측됐다.
이번 지진은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규모9.0)보다 약했지만 일본 서쪽 해안에서 발생해 국내에 더 빠른 속도로 영향을 미쳤다. 해당 지역에서 추가 강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면서 우려도 커진다. 일본 기상청은 “앞으로 2~3일 내 진도 7의 강진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일본 기상청의 지진 등급인 ‘진도’는 지진이 일어났을 때 해당 지역에 있는 사람의 느낌이나 주변 물체의 흔들림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상대적 개념이다.
전문가들도 강한 지진 가능성을 예고했다. 우메다 야스히로 교토대 명예교수는 산케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노토 반도는 지하 깊은 곳에서 300도가 넘는 고온의 유체가 상승하면서 지진이 일어나고 있다”며 “내륙부에서 단층의 뒤틀림이 축적돼 지반이 약한 지역에서 지진 활동이 활발해졌다”고 설명했다. 일본 국토지리원은 전날 지진 여파로 노토반도 끝 중앙부가 서쪽으로 약 1.3m 이동하는 등 상당히 큰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고 발표했다. NHK에 따르면 2일 오후 2시 기준 이시카와현에서 약 3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3만4000가구가 정전 피해를 겪었다.
동해안에 너울성 파도까지 예보된 상태라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3일 새벽까지 최대 4m의 너울성 파도가 일 것으로 보인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강도 높은 쓰나미에 대비해 대응 시스템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정상만 한국재난안전기술원 원장은 “더 높은 쓰나미가 몰려올 수 있다는 가정을 하고 대피소를 더 높은 곳으로 옮길 필요가 있다”며 “차로 대피하는 경우 등 다양한 상황을 설정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