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북극한파’ 몰아친 청약시장…올해도 찬바람 계속될까?

입력 2024-01-01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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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구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을 찾은 관람객들이 단지 모형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한진리 기자 truth@)
▲서울 동대문구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을 찾은 관람객들이 단지 모형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한진리 기자 truth@)

2023년 말부터 청약시장을 덮친 한랭 기류가 심상치 않다. 급속도로 꺾인 청약 열기를 감지하지 못하고 고분양가를 책정한 단지들은 서울, 수도권을 막론하고 줄줄이 미분양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주택시장 상승기에 책정한 고분양가가 부메랑이 돼 돌아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는 청약시장 내 입지·가격별 '초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단지는 총 11곳이다. 이 중 7개 단지는 청약자 수가 모집 가구 수보다 적어 1대 1의 청약 경쟁률도 기록하지 못했다.

1대 1 이상의 경쟁률이 나온 단지는 경기도 수원 '매교역 팰루시드', 부산 '동래 롯데캐슬 시그니처', 서울 '에스아이팰리스 강동 센텀Ⅱ' 등으로, 각각 3대 1과 5대 1 안팎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나머지 단지들은 반도체 클러스터 등 대형 호재에도 불구하고 소수점 대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청약시장은 시장 침체로 분양 실적이 저조했던 2022년에서 회복 전환한 것으로 평가됐다. 리얼투데이가 분석한 작년 전국 1순위 청약 경쟁률은 △1분기 5.18대 1 △2분기 10.23대 1 △3분기 12.24대 1 △4분기(10월 말 기준) 15.48대 1로, 1분기를 제외하고 꾸준히 두 자릿수를 유지해 왔다.

이처럼 훈풍이 불던 청약시장은 11월부터 눈에 띄게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서울에서도 1순위 청약은 흥행했지만, 최종 미계약이 난 단지가 속출했다. 서울 구로구 개봉동에 공급된 '호반써밋 개봉'은 작년 9월 1순위 청약 당시 평균 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나, 총 317가구 중 72가구가 미계약 되면서 선착순 동·호 지정 계약을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급격한 하락의 원인으로 실종된 '가격 경쟁력'을 짚었다. 주택시장이 상승 전환했던 2~3분기 책정한 고분양가가 4분기 들어 집값이 하락 전환하면서 메리트를 잃었다는 설명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작년 하반기 본격화된 집값 하향 기조에 따라 수요자들이 분양가를 비싸게 느끼기 시작하면서 청약 경쟁률 하락으로 이어진 것"이라며 "주택시장이 좋으면 가격상승 전망이 밝기 때문에 높은 분양가를 흡수하지만, 현 시장에선 고분양가가 부메랑이 돼 미분양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이미 많이 오른 분양가가 부담스럽고, 향후 상승 여력을 따져도 세금, 대출 이자 내면 남는 게 없다고 생각해 청약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약시장은 주택시장과 맞물려 움직이는 특성 때문에 미국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5월 전까지는 현 수준의 하락 국면이 이어질 것이란 예상도 있다. 이 때문에 신축 매수 이후 가격 상승 여력을 따져 청약하는 옥석 가리기와 분양가, 입지에 따른 초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란 전망이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공정주택포럼 대표)는 "신규 아파트 청약은 분양 이후 가격 상승률에 따라 청약자가 몰린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입지 여건이 좋은 곳, 가격 상승 여력이 충분한 곳에 수요자가 몰릴 것이고, 나 홀로 아파트나 비싼 분양가를 내세운 곳은 흥행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청약시장은 부동산 시장과 같이 움직이기 때문에 집값이 하락하면 분양가도 낮아진다. 내년 분양 단지 중에선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이윤이 확보되는 곳에 집중적으로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온도 차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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