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7일 2박5일…국내 상황 고려 연휴 활용
한국 검찰총장 세 번째로 사우디 검찰청 방문
현지 기업 애로사항, 사우디 검찰총장에 전달
이원석 검찰총장이 24일 오후(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나자하(NAZAHA)를 방문해 마진 빈 이브라힘 알-카흐무스 반부패청장을 면담하고, ‘부패범죄 방지 및 척결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나자하는 2011년 설립된 사우디 국왕 직속 반부패기관으로, 공직비리‧금융범죄를 중심으로 부패범죄 수사‧기소 및 범죄수익 환수 등 종합적인 부패범죄 대응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사우디는 유엔 부패방지 협약에 따른 공조 네트워크(GlobE) 부의장국으로 각국 반부패기관 간 공조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27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이번 나자하와의 MOU에는 ‘부패범죄의 방지‧척결 및 양 기관 역량 증진을 위한 협력을 목적으로 양국 간 수사‧범죄수익환수 등에 관한 정보교환 및 인적‧기술적 교류에 관한 사항’을 규정했다.
이 총장은 이달 23일부터 27일까지 2박 5일 일정으로 양석조 대검 반부패부장, 홍용화 대검 국제협력담당관 등과 함께 사우디 대검찰청을 방문하고 사우디 검찰총장과 형사사법 공조방안을 협의했다.
대검은 국내 업무상황 등을 고려해 연휴 기간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장은 사우디 반부패청(NAZAHA) 공식 초청을 받아 취임 후 첫 국외 출장에 나섰다.
25일 오후(현지 시간)에는 사우디아라비아 검찰청을 방문했다. 사우디 검찰청은 내무부 산하 국(局)에 해당하는 조직이었으나 현(現) 빈 살만 국왕 즉위 이후 2017년 국왕 직속의 독립기관으로 개편됐다. 공소제기 외에 직접 수사기능과 형 집행 업무도 담당하고 있다.
한국 검찰총장의 사우디 검찰청 방문은 2009년 임채진 검찰총장, 2015년 김진태 검찰총장 이래 세 번째다. 앞서 사우디 검찰총장은 2019년 10월 방한, 대검과 법무부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 등을 방문한 바 있다.
이 총장은 사우디 대검찰청을 방문해 사우드 알 모젭 검찰총장을 면담하고 2009년 3월 체결한 기존 업무협약에 근거한 연수 프로그램, 정보교환 등 교류‧협력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 총장은 양국 간 형사사법공조‧범죄인인도‧수형자이송 조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조약 체결을 위해 적극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포렌식‧인공지능 활용 등 과학수사 기법 공유, 형사절차 전산화 추진을 협의했다.
이 총장은 주(駐)사우디 한국대사관 주관으로 초청된 리야드 지사‧상사협의회 회장, 리야드 및 중부지역 한인회장 등으로부터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의 법률적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를 사우디 검찰총장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26일 오전(현지 시간)엔 에티달 센터(Etidal Center)를 방문해 사무총장을 면담했다. 에티달 센터(‘etidal’은 온건‧절제를 뜻하는 아랍어)는 중동지역 테러 척결을 목적으로 2017년 5월 설립된 기구로, 극단주의에 대한 대응 시스템을 연구‧개발해 테러단체‧극단주의 관련 약 3900만 콘텐츠 및 1만2000여 채널 등을 적발했다.
에티달 센터를 찾은 이 총장은 최고책임자인 만수르 알-샴마리 사무총장을 면담하고, 중동지역 테러범죄 대응 체계, 양 기관 간 테러범죄 대응에 관한 교류‧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박일경 기자 ek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