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자 기업들이 신사업으로 전기차(EV)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내년부터 중국 스마트폰·가전제품 기업 샤오미를 선두로 미국 애플, 일본 소니 등도 자사가 개발한 전기차 양산에 돌입한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향후 국내 기업들의 전장사업 실적도 활황을 맞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28일(현지시간) ‘사오미 전기차 기술’ 관련 발표를 진행한다. 레이쥔 샤오미 CEO가 직접 나서서 2021년 전기차 사업 진출 선언 이후 그간의 기술적 성과를 주제로 발표한다. 다만 이 자리에서는 신차를 선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쥔 샤오미 CEO는 “샤오미는 스마트 전기차의 미래를 자동차, 가전제품, 스마트 생태계의 결합체로 보고 있다”며 “그간 가전제품에서 축적된 경험이 전기차 역량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이번 행사에서는 기술에 대해 종합적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샤오미는 주력 사업이었던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2021년 3월 전기차 시장에 공식적으로 뛰어들었다. 샤오미는 10년 간 전기차 사업에 100억 달러(약 13조 원)를 투자하기로 밝혔다. 현재 연구개발 인력만 3400여 명으로 알려졌다.
앞서 샤오미는 올해 초 전기차 세단 ‘SU7’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SU는 ‘Speed Ultra’의 약자다. 현재 시험 생산 중이며 이르면 내년 초 중국 시장부터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레이쥔 샤오미 CEO는 자신의 SNS에 “SU7은 포르쉐 타이칸 터보(Porsche Taycan Turbo)를 포함해 동급 최고 수준의 주행 성능을 제공하고, 테슬라 모델 S(Tesla Model S)와 같은 인공지능 기술을 우선시했다”며 “‘첨단 모바일 스마트 공간’이라는 자동차 제조 기술에 대한 우리의 비전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샤오미 외에도 애플, 소니 등 여러 전자 업계가 전기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애플은 2026년 출시를 목표로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를 개발 중이다. 이미 애플은 지난해부터 자동차 앞 유리를 증강현실(AR) 디스플레이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 좌석 조정·실내 온도 조절 등 탑승자 기반의 맞춤형 자동 설정 기술 등 애플카 관련 여러 기술 특허를 출원하고 있다.
소니도 2026년 전기차 ‘아필라’를 출시할 계획이다. 앞서 소니는 지난해 CES 2022에서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CES 2023 프레스 컨퍼런스에서는 아필라를 처음 공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전기차 시장으로 진출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고객사 확보에 따른 국내 기업의 전장사업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애플카 특허 출원 소식이 나올 때마다 LG 주가가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애플 아이폰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026년 애플이 애플카를 출시한다면 LG전자,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등 LG그룹 전자 계열 3사가 전장 사업구조를 활용해 협업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전망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9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모빌리티 분야 매출을 2030년까지 170억 달러(약 22조 원)로 늘려 사업 비중을 20%까지 올리겠다”며 “모든 완성차 업체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