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家 2세, 배당금도 '형님 먼저, 아우 먼저'

입력 2009-05-29 13:39 수정 2009-05-3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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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촌화학 경영실적 (주)농심 의존도 심화...오너 배당수익 '짭짤'

농심그룹 계열사인 율촌화학이 그룹 주력 계열사 (주)농심의 실적 추이와 궤를 같이 하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율촌화학은 농심그룹 신춘호 회장의 2남인 신동윤씨가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있는 업체로, 농심의 신라면이나 새우깡 등 주요제품의 포장지 생산이 주 수익원이다.

그룹 지주회사인 (주)농심홀딩스가 1000만주(40.3%)를 보유해 최대 주주이며, 신춘호 회장과 신동윤 부회장, 신 회장의 부인인 김낙양 여사가 각각 334만7890주(13.5%), 150만8560주(6.08%), 114만150주(4.6%)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농심홀딩스도 신춘호 회장의 장남인 신동원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이 171만500주(36.88%)의 보유지분으로 최대주주여서 전형적인 오너 일가 소유의 회사라고 할 수 있다.

29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율촌화학은 지난해 매출 2781억160만3000원, 영업이익 123억297만9000원, 당기순이익 125억8853만2000원을 기록했다.

2007년에는 ▲매출 2604억158만9000원 ▲영업이익 140억2553만2000원 ▲당기순이익 147억6444만2000원을 기록했으며, 2006년에는 ▲매출 2581억5013만원 ▲영업이익 182억3501만7000원 ▲당기순이익 141억2608만6000원의 실적을 올려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같은 기간 중 (주)농심 역시 매출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2008년 1011억6200만원 ▲2007년 1138억2500만원 ▲2006년 1491억3600만원 등으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그래프 참조>

증권가에서는 비교적 율촌화학에 대해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하고 배당투자가 유망하다는 이유로 '매수'를 추천하고 있다.

하지만 농심이라는 안정적인 매출처 확보가 때로는 독이 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율촌화학의 경우 그룹 관계사인 농심이라는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해 경기침체에도 영향을 덜 받는다는 장점이 있다"며 "하지만 농심 실적의 희비에 따라 율촌화학도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문제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경쟁당국인 공정거래위원회가 그룹 계열사간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강한 규제의지를 표명하고 있어 율촌화학도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율촌화학은 최근 수 년째 주당 5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 오너 일가의 배만 불리고 있는 상황이다.

올 초 현금배당을 통해 신춘호 회장은 16억7394만5000원을, 신동윤 부회장은 7억5428만원의 배당이익을 가져갔다.

또한 장남인 신동원 (주)농심 대표이사 부회장도 최대주주로 있는 그룹 지주회사 (주)농심홀딩스가 50억원의 배당수익을 올려 간접적인 배당수익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동원 부회장이 이끄는 (주)농심의 실적에 따라 동생의 회사가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상황은 주식회사로서 보기 좋지는 않다"며 "주식회사는 주주들의 이익실현을 도모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계열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심은 지난 1975년 농심은 라면제품 '농심라면'의 제품 광고 카피에 '형님 먼저, 아우 먼저'를 사용하면서 공존의 히트를 기록한 바 있다.

'형제의 우애'를 제품 광고에도 이용하는 농심그룹의 형제경영이 빛을 발할 수 있을지 관련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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