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렸다. 골든글러브는 한 시즌간 국내 프로야구에서 활약한 선수 중 포지션별 최우수 선수 10인에게 수상하는 상이다.
포수 부문에는 두산의 양의지가 뽑혔다. 유효표 291표 중 214표(73.5%)를 얻은 양의지는 한국시리즈 우승팀 LG 트윈스 박동원(63표·21.6%)을 큰 표차로 제쳤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골든글러브를 받은 양의지는 오늘 한 개를 추가하며 개인 통산 9번째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양의지는 개인 통산 최다 수상 기록 2위에 오르면서 이승엽 두산 감독이 가진 KBO리그 통산 최다 수상 기록(10차례)에 단 1개 차로 다가섰다.
또한 양의지는 만 36세 6개월 6일의 나이로 2021시즌 골든글러브를 받은 강민호(삼성 라이온즈)가 갖고 있던 포수 최고령 수상 기록(만 36세 3개월 22일)도 새로 세웠다. 6년 연속으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해 한대화 전 한화 이글스 감독과 함께 이 부문 2위에도 올랐다. 1위는 7년 연속 수상한 이승엽 감독이다.
양의지는 “내년 시즌엔 이승엽 감독님이 더 많이 환호할 수 있도록 더 잘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투수 부문은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부문 1위를 석권한 NC 외국인 투수 에릭 페디가 받았다. 페디는 이번 시즌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 탈삼진 209개를 기록했다.
페디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상(MVP)에 이어 골든글러브까지 받으며 2023년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페디는 내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뛸 예정이다.
1루수 부문은 LG 트윈스의 오스틴 딘이 수상했다. 오스틴은 271표, 93.1%의 득표율을 올려 올해 골든글러브 최다 득표의 영예를 안았다.
오스틴은 올해 139경기에서 타율 0.313, 23홈런, 95타점을 기록하며 LG의 29년 만에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이끌었다. LG와 연봉 130만 달러에 재계약한 오스틴은 내년에도 서울 잠실구장을 누빈다.
2루수는 키움 히어로즈 김혜성에게 돌아갔다. 김혜성은 2021년 유격수로, 지난해엔 2루수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김혜성은 KBO 역사상 첫 유격수와 2루수 골든글러브를 모두 수상한 선수다. 올해엔 2루수로 주로 출전하며 137경기 556타수 186안타 타율 0.335 7홈런 57타점 104득점 OPS .842로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다시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김혜성은 이날 2023 페어플레이상도 받아 기쁨이 배가 됐다. 김혜성은 “매년 골든글러브를 받을 때마다 새로운 것 같다. 이제 적응이 되겠다고 생각해도 막상 시상식장에 올라오면 머리가 하얘진다”며 웃었다.
그는 “첫 골든글러브를 받게 돼 행복하다”라며 “올해 최정 선배님을 넘기 위해 달려왔고, 이에 이 상을 탈 수 있었다.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가장 치열한 포지션으로 꼽혔던 유격수 부문엔 LG의 주장 오지환이 KIA 타이거즈 박찬호를 제치고 수상했다. 오지환은 유효표 291표 중 154표(52.9%), 박찬호는 120표(41.2%)를 받았다.
올해 LG의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선 오지환은 126경기 422타수 113안타 타율 0.268 8홈런 62타점 16도루 OPS 0.767로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많은 기여를 했다.
오지환은 “2023년이 나에게 최고의 한 해로 기억되기 위해서는 골든글러브까지 있었으면 의미가 클 것 같다고 생각해 욕심이 있었다”며 “내년에도 통합 우승을 차지해 왕조 시대를 열겠다”고 다짐했다.
타율 0.301, 3홈런, 52타점을 찍으며 아쉽게 2위를 한 박찬호는 이날 수상식에서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은 전혀 안 한다”며 “계속 언급됐던 선수로서, 이렇게 자리를 빛내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밝혔다.
외야수 부문은 LG 홍창기와 삼성 구자욱, NC 박건우가 차지했다. 홍창기는 출루율(0.444)과 득점(109점)에서 1위에 올랐고 구자욱은 타율 2위(0.336), 출루율 2위(0.407), 장타율 4위(0.494)의 성적으로 삼성 타선을 이끌었다.
타율 7위(0.319), 타점 9위(85점)의 성적을 낸 박건우는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그는 139표(득표율 47.8%)로 SSG 기예르모 에레디아(101표·득표율 34.7%)를 간신히 제쳤다.
박건우는 “이 상을 받기까지 오래 걸렸다”라며 “제 남은 야구 인생은 뒷바라지해주신 부모님을 위해 하겠다”고 찡한 수상 소감을 전했다.
골든글러브 투표는 KBO리그 취재기자, 사진기자, PD, 아나운서, 해설위원 등 미디어 관계자들이 참여했으며 지난달 29일부터 1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