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인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한복’과 ‘김치’를 중국 전통으로 오해할 수 있는 소지의 소개글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를 두고 한국 문화를 자국의 문화라 주장하는 중국의 ‘문화공정’의 일환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알리익스프레스와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핀둬둬가 만든 쇼핑앱 테무에서 한복과 김치를 검색하면 검색 결과와 맞지 않는 판매 품목을 제시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테무에서는 김치를 검색하면 중국의 전통 채소 절임 요리인 ‘파오차이’를 담는 유리 항아리가 검색됐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7일 “특히 테무에서는 몇몇 업체가 ‘중국 전통 김치 항아리’라며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는 한복을 검색하면 우리나라의 전통 한복과 개량 한복과 함께 ‘한푸’로 검색하면 나올 법한 의상들이 함께 검색 결과로 나왔다. ‘한푸 한복 남성 명나라 전통 의상’이라고 소개하면서 한복 두루마기를 판매하는 곳도 있었다.
테무의 상태는 더 심각했다. 한복을 검색해서 나오는 대다수 제품은 한푸였다. 이전에는 테무에서 부여한 자동검색 변환 기능으로 한복을 검색어에 넣으려고 하면 ‘한ㅂ한푸’로 전환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이 부분을 개선했다.
이러한 문제는 올해 1월 인터파크, 11번가, 옥션 등 국내 유명 이커머스 업체들에서도 발견됐다. 당시에도 누구나 자유롭게 물건을 판매할 수 있는 중개 플랫폼인 오픈마켓(통신판매중개자)의 특성이 빚은 문제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11번가와 G마켓 등은 검색 시스템을 점검하고 내부에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조치에 나섰다. 11번가 관계자는 “오픈마켓 관리가 쉽지는 않다”라면서도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얼마나 의지를 가지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검색 퀄리티가 달라진다”고 답했다. 지금은 국내 이커머스 앱ㆍ웹페이지에서 한복을 검색하면 한푸가 나오지는 않는다.
서 교수는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행태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서 교수는 “세계 각지의 누리꾼이 ‘Kimchi’를 검색했을 때 세계인들이 잘못된 정보를 얻을 수 있기에 반드시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김치를 파오차이로 오해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중국이 지속적으로 한국의 김치가 중국에서 유래했다는 식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는 알리익스프레스와 같은 대형 플랫폼이 이를 자행하고 있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테무는 올해 9월 국내 사용자가 170만 명으로 늘면서 앱 출시 한 달 만에 국내 사용자가 3.2배 증가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올해 1월(227만 명)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해 10월 기준으로 앱 사용자만 431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알리익스프레스 측은 검색 문제를 인지하고 내부에서 대응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 교수는 “제품 구매야 소비자의 선택에 맡겨야 하는 부분이지만 잘못된 정보를 올바르게 고치기 위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 항의 메일을 보낼 계획”이라고 입장을 전했다.